엔저와 일본 내 혐한(嫌韓) 분위기로 소주와 막걸리 등 우리 술의 일본 수출은 급감했지만 일본 맥주의 국내 판매량은 급증하고 있다.
1일 관세청과 주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소주의 일본 수출량은 5만2,271톤으로 2013년의 5만7,534톤에 비해 9.1% 줄었다. 소주의 전체 수출량이 4.2% 감소한 것에 비하면 일본 수출 감소폭은 두 배 이상 크다. 금액 기준으로도 일본 소주 수출액은 2013년 7,896만 달러에서 지난해 6,780만 달러로 14.1% 감소했다. 그동안 소주는 전체 수출의 70% 이상이 일본이었을 정도로 대일 의존도가 높았다.
대표적인 한국 술로 인식되는 막걸리의 경우 대일 수출액이 2011년 4,841만 8,000달러에서 지난해에는 914만8,000 달러로 81%나 줄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엔화 표시 가격을 올려야 하지만 일본 내 소주 시장이 침체기인 상황에서 가격을 올릴 경우 매출이 급감할 수 밖에 없다”며 “엔저로 인해 중소업체는 수출을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반면 국내로 수입되는 대표적인 일본산 주류인 맥주 수입량은 30% 가까이 증가했다. 2013년 2만5,047톤이었던 일본 맥주 수입량은 지난해 27.4% 증가하며 3만1,914톤을 기록했다. 일본 맥주가 연간 3만톤 이상 수입된 것은 처음이다.
일본 맥주 판매가 늘어난 것은 엔저로 수입 원가가 낮아지자 수입업체들이 국내 판매 가격을 낮추며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류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수출은 줄고 있는데 저환율을 발판으로 삼은 일본 맥주 등의 공습으로 업계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고 했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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