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기임원 지난해 보수 공개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이 지난해 주요 대기업 오너들을 제치고 ‘연봉 왕’에 올랐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총괄하는 신종균 IT모바일 부문 사장이 지난해 145억7,200만원을 받아 최고 연봉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62억1,300만원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액수다.
신 사장이 최고 연봉을 기록한 것은 지난해 삼성전자의 휴대폰 사업 실적이 신통치 않았지만 그동안 쌓아온 ‘갤럭시 신화’의 공로를 인정 받아 거액의 특별상여금을 받은 영향이 컸다. 삼성전자 부품(DS) 사업총괄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은 93억8,000원, 소비자가전(CE) 부문장인 윤부근 사장은 54억9,000만원, 이상훈 사장(최고재무책임자)은 38억6,400만원을 수령했다. 삼성 오너 일가인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 부자는 등기임원이 아니기 때문에 보수를 공개하지 않았으며, 일가 중 유일한 등기임원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지난해 26억1,500만원을 받았다.
이날 보수공개는 등기임원의 연간보수가 5억원 이상이면 공시의무가 있는 자본시장법에 따라 이뤄졌으며, 대부분의 기업들은 지난해 사업보고서 제출 마감일인 31일에 무더기로 보수를 공개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현대제철에서 107억5,000만원의 연봉을 수령해 100억원대 연봉자가 됐다. 현대제철에서 받은 퇴직금을 포함하면 정 회장은 지난해 215억7,000만원을 받았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24억9,000만원을 받았다.
2013년 301억원을 수령해 ‘연봉 1위’에 올랐던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등기임원에서 모두 물러나 수입이 한 푼도 없었다. 최 회장의 사촌형 최신원 SKC 회장은 47억원, 사촌동생인 최창원 SK가스 대표는 20억원을 수령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해 2월 4개 계열사 등기임원에서 물러나고도 퇴직금과 장기성과상여금으로 179억원을 수령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2013년과 비슷한 44억2,300만원,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인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22억1,0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40억5,000만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43억5,000원의 보수를 받았다. ‘주식 부자’인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지난해 연봉은 전년보다 2배 이상 많은 44억3,000만원을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대한항공과 한국공항, 한진칼에서 61억원, ‘땅콩 회항’ 사건의 주인공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퇴직금을 포함해 14억8,000만원을 받았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은 40억6,300만원,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은 45억원을 수령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각각 28억원과 45억원을 받았고,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27억원을 받았다. 이 밖에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은 31억원, 구자용 E1 회장은 28억5,500만원, 신춘호 농심 회장은 15억원,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은 10억원을 받았다.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포스코의 경우 지난해 3월 퇴임한 정준양 전 회장에게 퇴직금 32억원을 포함해 39억9,600만원을 지급했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은 14억2,0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CJ그룹의 이재현 회장은 수감생활과 병마로 정상적인 경영활동에 나서지 못하면서 보수가 0원이었고, 손경식 회장은 56억원을 받았다. 코스닥 기업 중에서는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가 42억4,500만원을 받아 1위에 올랐다.
금융권 CEO중에서는 2013년에 이어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이 가장 두각을 나타냈다. 한국씨티은행장으로 재직하며 재작년 28억8,700만원을 챙긴 하 전 회장은 지난해 은행장에서 물러나며 퇴직금 46억2,100만원을 포함해 총 71억6,3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총 12억3,300만원의 보수와 함께 장기성과연동형 주식보상(PS)으로 1만9,500주를 수령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7억9,100만원의 급여와 상여금 9억4,600만원으로 총 17억3,700만원을 받았다. 지난해 말 퇴임한 이순우 전 우리은행장도 10억9,500만원,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은 7억6,600만원과 5억6,600만원을 각각 수령했다.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 CEO를 겸하는 정태영 사장은 두 곳에서 23억4,100만원을 챙겼다. 카드업계에선 삼성카드 원기찬 대표이사가 11억8,400만원으로 고액 연봉자에 올랐다.
증권업계에서는 김석 전 삼성증권 대표이사가 퇴직금 포함 총 22억4,900만원,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은 20억1,000만원을 수령했다. 권성문 KTB투자증권 대표는 10억4,400만원, 강찬수 전 대표이사도 퇴직금을 포함해 13억7,300만원을 수령했다.
생명보험업계 CEO 중에서는 지난해 동양생명 구한서 사장이 16억5,400만원,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 15억3,500만원,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은 14억2,900만원을 각각 수령했다. LIG손해보험의 김우진 전 부회장의 경우 퇴직금으로만 34억4,600만원을 수령해 총 보수가 37억5,200만원에 달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허재경기자 ricky@hk.co.kr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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