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회의 일주일 만에 청와대 오찬
현안 나누며 "웃는 날 올 것"
박근혜 대통령이 31일 특보단을 청와대로 불러 오찬을 함께 했다. 특보단과 첫 회의를 한 지 일주일 만이다. 정무특보를 중심으로 불거진 논란을 불식하고 힘을 실어주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이명재 민정, 임종인 안보, 김재원ㆍ주호영ㆍ윤상현 정무, 김경재ㆍ신성호 홍보 등 특보단 7명 전원이 참석한 오찬은 90분 내내 화기애애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특보는 “특보들은 수석비서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통령에게 자유롭게 의견을 전할 수 있는 위치 아니냐”며 “가벼운 농담부터 국정 현안까지 다양한 주제가 오갔다”고 말했다. 오찬에는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참모진도 함께 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공무원연금 개혁, 노동시장 구조 개선 등 개혁과제를 지금 완수하지 않으면 우리 사회 전체의 발전을 가로막게 된다”면서 강한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해 “연금 개혁을 마무리하지 못하면 내년부터는 하루 100억원씩 세금이 나가게 되는데 연금 제도가 제대로 유지될 수 있겠느냐”며 “개혁에 따른 공무원들의 사기 진작 방안도 함께 고민하자”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의 한반도 배치 논란과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등 외교 현안도 가볍게 언급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언론 등에서 우리가 강대국 사이에 끼었다고 ‘아이쿠 큰일났네’하는데 너무 그럴 필요 없다”며 “우리는 여러 정보를 갖고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하는 것”이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또 “국정을 운영하는 한 팀이 된 것은 특별한 인연”이라며 “국정 운영 발전에 매진하면 나중에 ‘이런저런 어려움 잘 극복했지’하며 웃을 날이 올 것”이라고 특보단을 격려했다고 한다. 겸직 가능 여부, 역할 논란 등 정무특보단 위촉을 두고 쏟아진 비판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이 ‘어려운 일 맡아달라’며 위촉한 특보단을 격려하고 힘을 실어주는 자리였다”면서 “대통령 역시 낮은 자세로 특보단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설명했다. 위촉장 수여 이후 대통령은 정무특보들에게 필요할 경우 전화로 의견을 묻거나 대면하는 등 보고를 받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 각별히 신경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께서 메뉴까지 직접 고르셨다”는 이병기 실장의 언급에 정무특보 가운데 한 명이 “밥은 잘 먹었는데 밥값 할 생각을 하면 잠이 안 올 것 같다”고 농담을 건네면서 오찬은 마무리됐다고 한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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