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줄기가 보석 같다. 생명수를 흠씬 머금은 꽃들이 세상에서 가장 귀중한 선물을 받은 여인의 표정으로 눈인사를 건넨다. 지난 주말 서울 청계산 부근 한 꽃집에서 주인이 형형색색 꽃잎 위로 물을 뿌리고 있다. 꽃집이 아니어도 여기저기 꽃이다. 수 십 년 만에 최악의 가뭄이라지만 매화 산수유 개나리 벚꽃까지 때를 맞춰 화사하게 망울을 터트리고 있다. 메마른 땅속에 흩어진 수분을 모아 꽃대를 올리고 봉우리를 피워내는 수고가 고맙다. 다행히 단비 예보가 들린다. 힘들게 봄 가뭄을 견디고 있을 대지에도 ‘보석 같은 비’가 흠뻑 흩뿌려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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