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영역이 당락 좌우 불가피
과목선택 따라 유불리 나눠져
31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 난이도에 대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수험생들은 쉬운 수능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수학과 영어가 지난해처럼 쉽게 출제될 경우 국어와 탐구 영역이 당락을 좌우하는 현상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영어 영역에선 EBS 교재 지문을 그대로 옮겨 출제하는 문제가 줄어들어, 수험생들이 느끼는 체감 난도는 다소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교육부는 이날 “올해 수능은 전년도와 같은 출제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역대 가장 쉬웠던 것으로 평가 받은 지난해 수능의 난이도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교육부 수능개선위원회가 수능 난이도 안정화 방안에 “만점자가 지나치게 많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는 내용을 담으면서 불거졌던 ‘어려운 수능’ 논란은 잦아들 전망이다.
작년 수능에 비춰 올해 수능을 예상한다면 국어는 다소 까다롭게, 수학ㆍ영어는 쉽게 출제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 수능 국어의 경우 A형과 B형의 만점자 비율은 각각 1.37%, 0.09%로 어려웠던 반면, 수학 A, B형의 만점자는 각각 2.54%와 4.30%가 될 정도로 쉬웠다. 영어 역시 만점자 비율이 역대 최대인 3.37%에 달할 정도로 쉽게 출제됐다.
교육당국이 쉬운 수능 기조를 밝혔지만 변수는 있다. 영어 영역에서 EBS 교재 지문을 그대로 베껴 출제하는 문항 수가 줄어드는 것이 대표적이다. 교육당국은 수험생들이 EBS 교재의 한글 해석을 암기하는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 영어 영역의 ‘대의파악’과 ‘세부정보’를 묻는 문항에선 EBS 교재 지문을 그대로 활용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해 수능에서 이런 유형 문항의 정답률이 각각 76~89%, 90~97%에 달할 정도로 쉽게 출제된데다 교육부와 평가원이 “EBS 교재 밖에서 출제하는 지문은 쉬운 단어와 문장으로 구성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입시 전문가들은 “생소한 지문에 익숙하지 않은 중하위권 학생들은 다소 어렵게 느낄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만점자 비율이 4.3%였던 수학B는 변별력 확보를 위해서라도 작년보다는 어렵게 출제돼 만점자 비율이 1.11%였던 3월 학력평가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어는 작년 수능보다는 조금 쉽게, 영어는 어느 정도의 변별력을 갖춘 선에서 난이도가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출제 기조에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할 때 올해 수능도 탐구영역이 당락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이사는 “전년도 수능에서 사회탐구 과목별 만점자가 0.36%(생활과윤리)에서 6.18%(경제)까지 다양했고, 과학탐구 만점자도 0.21%(생명과학Ⅱ)에서 2.02%(지구과학Ⅱ)까지 차이가 컸다”며 “과목 선택에 따라 유불리가 나눠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도 “지난해에도 탐구영역은 상대적으로 어렵게 출제돼 당락을 좌우했는데 올해도 이런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며 “특히 반영 비율이 높은 과학탐구는 국어, 수학, 영어가 쉽게 출제될 경우 당락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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