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청년이 브라질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
AP는 31일 일본계 이민자 3세 킴 카타귀리(19)가 정권 퇴진과 비리 척결 등을 요구하는 시민단체 자유브라질운동(FBM)의 간판스타로 활약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타귀리는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에 기발한 아이디어로 정부의 과도한 경제개입과 세금인상 등 잘못된 경제정책을 조목조목 비판하는 동영상을 올리면서 반정부 시위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그는 당나귀 복장으로 정치인을 풍자하는 등 익살스러운 내용들로 브라질 정치인의 무능을 조롱해 대중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던 카타귀리는 2013년 6월 브라질에서 대중교통요금 인상 반대시위가 광범위한 반정부 시위로 확산될 때만 해도, 정치적 사안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시장경제 원칙이 제대로 작동해야 브라질의 빈곤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는 같은 반 친구의 의견을 듣고서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카타귀리는 “친구의 말을 들은 이후 자유시장주의 경제학자 밀터 프리드먼 등의 책들을 탐독하기 시작했다”면서 “이를 통해 좌파 집권당의 과도한 시장 개입으로 브라질의 경제혁신 움직임이 좌절되는 것을 저지하고 부정부패를 척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잘못된 경제개입을 막고 ‘작은 정부’를 지향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카타귀리는 현재 반정부 시위에 전념하기 위해 대학도 중퇴한 상태다. 그가 참여하고 있는 자유브라질운동은 지난 15일 브라질 전역에서 약 200만명이 참가하는 반정부 시위를 개최하며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과 노동자당(PT)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자유브라질운동은 이달 12일 대규모 시위를 예고한 상황인데, 카타귀리는 자신의 대중적 인지도를 바탕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반정부 시위 상황과 관련한 뉴스와 동영상 등을 올리며 시위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카타귀리의 페이스북 팔로워는 10만명을 넘어선 상태다.
이에 대해 브라질 좌파 언론들은 카타귀리의 행보가 브라질 경제를 자유시장체제로 재편하길 원하는 미국 우파 정치인들의 자금 지원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카타귀리는 “미국의 사주를 받았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우리의 시위는 전적으로 개인 기부금 등을 받아 이뤄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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