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반려견 쵸코가 낯선 사람을 보면 꼬리를 흔들면서 이빨을 보이며 으르렁거려요. 기분이 좋을 때 꼬리를 흔드는 것이 아닌가요? 왜 동시에 으르렁거리는 걸까요?”
많은 보호자가 반려견의 꼬리를 흔드는 모습을 보고 “기분이 좋구나”라고 생각한다. 반려견이 꼬리를 흔드는 것은 자극에 의한 흥분을 느낄 때에 나타나는 몸의 변화 중 하나이다. 예를 들어 반려견이 외출했다가 들어오는 보호자를 보고 반가움에 꼬리를 흔들 수 있지만 낯선 사람이 갑자기 다가올 때에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느끼게 되어 꼬리를 흔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꼬리를 흔드는 형태 중에 근육이 이완된 편안한 상태에서 원을 그리면서 꼬리를 흔드는 것은 안정적인 감정의 상태에서 친근감을 표시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 이외의 경우 꼬리 흔들기가 어떤 감정에 의한 것인지 알기 위해서는 몸의 자세, 얼굴 근육의 변화, 귀의 움직임, 입의 모양 변화, 이빨을 드러내는 정도, 발성하는 소리의 종류 등을 모두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
이렇게 꼬리의 움직임은 감정에 따른 몸의 변화를 표현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므로, 그러한 꼬리를 합당한 수의학적 판단에 의한 것이 아닌 단순히 미용을 위해 자르는 일은 권장되지 않는다.
반려견 쵸코가 낯선 사람을 볼 때 몸을 살짝 낮추고 으르렁거리며 이빨을 보이며 꼬리를 흔든다면, 낯선 사람에 의해 안 좋은 경험을 했거나 강아지 시절 낯선 사람을 접하지 못해 사회화가 부족하기 때문으로 추정할 수 있다.
어찌 되었든 낯선 사람이라는 존재는 반려견 쵸코에게 부정적인 스트레스 요인인 것이다. 그렇다면 보호자는 쵸코에게 낯선 사람이 해를 끼칠 수 있는 존재, 경계하고 무서워해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가르쳐줘야 한다.
많은 보호자들은 자신의 반려견과 산책을 하던 중 반려견이 낯선 이를 보고 짖거나 으르렁거릴 때 반려견의 이름을 부르면서 큰소리로 혼을 내거나 목줄을 땡기곤 한다. 심지어 쵸크체인을 사용하여 반려견의 목을 졸라 반려견의 행동을 멈추려고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훈계방식의 효과는 일시적이다. 오히려 반려견이 통증과 훈계를 받은 이유가 낯선 사람 때문이라고 인지할 수 있다. 따라서 통증 유발이나 스트레스를 강화하는 방식은 낯선 사람을 무서워하는 반려견의 행동을 교정할 수 있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될 수 없고, 오히려 낯선 사람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확고해질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피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반려견이 낯선 사람을 무섭지 않은 사람으로 인식하도록 도와줄 수 있을까? 다음과 같은 방법을 실시해 보자.
1. 반려견이 한번도 만난 적 없는 지인들에게 시간을 내달라고 도움을 청한다.
2. 매일 훈련할 수 있도록 집 근처에 인적이 드문 야외 공간(공원, 주차장 등)을 찾아낸다.
3. 처음 훈련을 시작할 때는 낯선 사람(보호자의 지인)이 보호자와 반려견의 시야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간격을 5초 내외로 한다.
4. 보호자와 반려견이 자리를 잡고 서있고 낯선 사람 (보호자의 지인)이 시야에서 나타날 때 간식을 권한다. 이때 매우 중요한 것은 반려견이 낯선 사람에 대한 경계를 표현하는 행동을 보이기 전에 간식을 제공해줘야 한다. 만약 으르렁거리거나 짖은 직후에 간식을 권하면 반려견이 자신의 문제행동에 대한 보상을 받았다고 생각하게 된다.
5. 낯선 사람이 시야에서 사라지자마자 간식의 제공을 멈춘다.
6. 반려견이 낯선 사람이 간식 제공의 원인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 때까지 매일 10분 정도 훈련한다.
이러한 행동교정은 많은 인내심과 시간 그리고 정확한 타이밍을 요한다. 개는 죽는 날까지 학습능력과 인지능력이 있기 때문에 보호자가 시간과 인내심을 투자한다면 보호자와 반려견 모두가 수월한 반려생활이 될 수 있도록 행동에 변화를 보일 것이다. 그러니 훈련을 시작하기 전 마음 속으로 되새겨보자. “포기하지 않으면 내 개도 바뀔 수 있다!” 라고 말이다.
이혜원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정책국장(수의학박사 ㆍ유럽수의임상행동학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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