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저축은행 챔프전 2차전도 삼성화재에 3-0 굴욕 안겨
OK저축은행이 삼성화재 독무대이던 V리그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세대교체’를 예고했다.
OK저축은행은 30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챔프전 2차전 삼성화재와의 원정경기에서 3-0(25-22 25-20 25-20)으로 이겼다. 1차전에서 거함 삼성화재에 0-3 셧아웃 패배 수모를 안긴 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OK저축은행은 단 한번의 듀스 접전 없이 깔끔한 완승을 거뒀다. 삼성화재는 정규리그에서도 겪어본 적이 없는 연패를 챔프전에서 당했다. 삼성화재는 10번이나 밟았던 챔프전 무대였지만 이날처럼 낯선 적이 없었다. 파죽지세로 다가오는 OK저축은행에 삼성화재는 주춤주춤 물러서며 점수를 거푸 내줬다. OK저축은행은 삼성화재를 안방 안산으로 불러들여 단 1승만을 거두면 불과 창단 2년만에 챔프전 우승반지를 끼게 된다. 먼저 2승을 거둔 팀이 챔프전 우승컵을 들어올린 확률은 이제까지 100%였다.
초장부터 양 팀의 표정이 엇갈렸다. 삼성화재 리베로 곽동혁(32)이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아 스타팅 멤버로 나서지 못했고, 이강주(32)가 대신 후미를 맡았지만 조직력이 전체적으로 흔들렸다. 복수혈전을 기대했던 대전팬들은 삼성화재가 무기력하게 1세트를 내주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2세트부터 김명진(24) 등 삼성화재의 단독 블로킹이 연달아 터지면서 추격에 성공하는 듯 했지만 사정없이 흔들리는 리시브에 삼성화재는 맥을 못 췄다. 신치용(60) 삼성화재 감독은 제대 후 복귀한 최귀엽(29)과 곽동혁을 투입하기도 했지만 무너진 조직력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작전타임에서도 양 감독의 희비는 엇갈렸다. 신 감독은 “한 세트만 이기면 우리에게 (흐름이) 넘어온다. 급하게 하지 말라”며 선수들을 애써 다독였다. 반면 급할 것이 없는 김세진(41) OK저축은행 감독은 여유 있는 미소를 지으며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했다.
삼성화재는 3세트에도 전세를 뒤집지 못했다. ‘명세터’유광우(30)는 코트 밖으로 물러나 고개를 떨궜다. 레안드로 레이바 마르테니스(25ㆍ쿠바)는 21득점을 책임졌지만 범실 10개를 저질렀다. 서브 에이스에서는 0-5의 열세를 보였다. 블로킹 득점에서 11-5로 앞선 것에 만족해야 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다시 대전으로 온다면 우리가 우승하지 못한다는 뜻”이라며 3~4차전에서 결판을 내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반면 김 감독의 ‘스승’ 신 감독은 “너무 실망스러운 경기를 해서 팬들께 죄송하다”며 “삼성이 10년간 참아 온 밑천이 드러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현주기자 mem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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