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시부부의 ‘희망과 도전’ 책으로
최광철 전 원주부시장 유럽 자전거여행기 출간
여행 에피소드 담은 ‘수상한 여행전’도 열어
지난해 40년 공직생활을 마감한 최광철(61) 전 원주부시장이 부인 안춘희(57)씨와 함께 자전거 여행의 얘기를 엮은 ‘집시 부부의 수상한 여행’이라는 책을 펴냈다.
부부는 이 책에 독일과 오스트리아, 룩셈부르크, 프랑스, 영국 등지 3,500㎞를 지난해 7월부터 석 달 간 횡단하면서 만난 사람들과 에피소드를 200여 장의 사진과 함께 담았다. 최씨는 “(모든 여행이 그렇듯) 길을 잘못 들어 고속도로로 들어가는 바람에 당황하기도 했고, 덜컹거리는 운하 길과 풀밭, 자갈밭을 며칠씩 달리기도 했다"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또 자전거 바퀴에 펑크가 나고 몸체가 뒤틀려 브레이크가 고장 나는 난감했던 상황과 산속에서 미아가 됐던 얘기 역시 생생하게 그렸다. ‘한밤중 텐트를 두드리는 빗소리는 어느새 자장가로 익숙해져 있었다’는 부부의 표현은 어느새 여행에 적응한 모습을 보여준다. 오스트리아의 동화 같은 풍경에 감탄사를 내뱉고, 우연히 만난 젊은 프랑스 부부의 초대를 받아 과분한 만찬을 대접 받았던 얘기는 독자들에게 부러움마저 느끼게 한다.
최씨 부부는 다음달 9일부터 13일까지 5일간 원주문화재단 창작스튜디오에서 유럽 여행의 에피소드를 소개하는 ‘수상한 여행전’을 연다. 부부는 “힘든 여행이었지만 인생을 되돌아보고, 소중한 만남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이었다”며 “전시회와 여행기를 통해 실의에 빠진 젊은이들에게는 용기를, 또래 장년들에게는 나이를 잊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희망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최씨의 인생은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의 연속이었다.
그는 초등학교 졸업 후 어려운 형편 탓에 서울 성수동 시계 공장에서 일해야 했다. 이후천호동에서 채소 장사를 하면서 미인가 중고를 다니다 9급 공무원이 됐고, 7급 공채에도 합격했다. 중ㆍ고교 과정을 검정고시로 마친 뒤 50세가 넘어 학사 학위를 받는 학구열을 보여준 뒤 화천군 부군수와 강원도 기획관, 문화관광체육국장, 원주시 부시장 등을 역임하고 지난해 6월 명예 퇴임했다.
최씨 부부는 유럽에 이어 7월부터 3개월 일정으로 동북아 자전거 횡단에도 나선다. 중국 시안(西安)을 출발해 일본 도쿄(東京)에서 마무리하는 4,000여㎞ 여정이다. 최씨는 “유럽 횡단 주제가 ‘희망과 도전’이었다면 동북아 횡단 테마는 ‘배려와 화해’로 정했다”고 강조했다.
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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