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로잔서 오늘 시한 앞두고 이란과 주요 6개국 전체 회의
이란 측 대표 "합의에 이를 것"… WP "이란, 제재 풀려고 수용" 전망
이스라엘 등 반발, 결렬될 수도… 일부선 추가 협상 절충안도 예상
협상 시한(31일)을 하루 남긴 가운데 이란 핵협상 타결을 위한 막바지 절충 작업이 30일 스위스 로잔에서 이란과 주요 6개국 대표들이 모여 진행됐다. 이날 절충에는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를 의장으로 이란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 및 독일(P5+1)외무장관들이 모두 참석, 협상 타결 가능성을 밝게 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NYT)가 이란이 기존 입장을 뒤집고 농축 우라늄의 러시아 반출을 거부했다고 보도하는 등 막판 결렬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30일 미국 언론에 따르면 이달 초까지만 해도 ‘50대50’ 가능성으로 평가했던 미 백악관이 타결에 더 무게를 두는 쪽으로 입장이 변하는 등 모든 당사국에서 긍정 신호가 나오고 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미 abc방송에 출연해 “합의안이 실행 가능하고 이란이 협조한다면 시한 내 핵 협상을 타결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한다”고 밝혔다. 필립 해먼드 영국 외무장관도 협상 타결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이란 측 대표도 몇 가지 조율해야 할 부분이 남았지만 협상 타결이 가능하다며 긍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이란의 실무협상을 맡은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은 “그 동안 여러 문제에서 해법을 찾았으며 합의에 이를 수 있다”며 “다만 아직 두세 가지 쟁점의 해결을 위해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현재 이란 경제상황은 원유 해외수출 제한과 해외자본 유입 봉쇄 등 미국 주도의 경제제재로 청년 실업이 급증하고 물가가 폭등하는 등 위기이며, 사회 전반의 부패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전하면서, 미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이런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제재 해제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이란이 협상을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분적인 진전에도 불구, 핵 협상 타결을 낙관할 수 없다는 전망도 여전하다. 또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이란이 합의에 도달하더라도, 공화당이 장악한 미 의회의 견제와 이스라엘ㆍ사우디 아라비아 등의 반발로 최종 무산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이번 협상은 기본원칙에 대한 ‘정치적 합의’에 대한 내용 일뿐이어서, 세부사항에 대한 최종합의는 6월말까지 이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존 베이너 미 하원의장 등 공화당 지도부는 “진행 중인 협상의 내용에 의구심이 많다”고 밝혀, 금수조치 해제와 관련해 오바마 행정부와 대립 각을 세울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일부에서는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핵 협상 결렬이라는 후폭풍을 잠재우기 위해 당사국들이 3~6개월간 추가 협상을 벌이는 절충안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한편 협상이 타결돼 하루 50만배럴의 이란산 원유가 국제시장에 추가로 흘러나올 경우 현재의 저유가 기조가 상당 기간 지속되는 등 한국 경제에는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협상 결렬로 이란이 단골 위협 수단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를 꺼내는 등 중동 정세 격화로 이어진다면 국내 원유수급에 차질이 발생할 수도 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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