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부채의 대명사로 불리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창조 경영’을 통해 부채 제로(0)의 클린 컴퍼니를 향한 힘찬 시동을 걸었다. LH는 지난해 출범 5년 만에 처음으로 금융부채를 7조원 이상 감축한 데 이어, 올해도 ‘3S 미래경영’ 모토를 앞세워 기업 정상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30일 LH에 따르면 2013년 말 105조7,000억원까지 치솟았던 LH의 금융부채는 작년 말 98조5,000억원으로 낮아졌다. 2009년 통합 출범 이후 연평균 7조6,000억원씩 급증하던 빚이 지난 한 해 동안 처음으로 7조2,000억원 줄어든 것이다. LH 관계자는 “이재영 사장이 본사 로비에 대형 부채시계까지 걸어놓고 적극적인 판매실적 독려, 직원들의 복리후생비 감축 등 전방위적으로 노력을 기울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305조원에 달하는 300여 공기업의 연간 이자 비용만 7조8,000억원이나 되는 점을 감안하면, 성공적인 부채감축만으로도 공기업 개혁의 롤 모델로 평가받을 만하다는 게 LH의 자평이다. 실제 지난해 대규모 부채 감축으로 LH는 무디스 등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으로부터 모두 한국 정부와 같은 수준(Aa3)의 신용등급을 회복했다.
부채감축의 원동력은 이재영 사장이 취임 후 도입한 사내 판매경쟁시스템(판매목표 관리제)이다. 토지 등 판매실적을 인사와 인센티브에 반영하면서 LH는 작년 27조원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LH는 올해도 원가절감을 위해 민간 공동개발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LH는 올해 공공기관 정상화 2단계 추진, 본사 이전(경남 진주시) 등 경영환경 변화에 맞서 ‘3S 미래경영’을 좌표로 설정했다. 경영을 핵심사업 위주로 슬림화(Slim)하고 민간ㆍ공공 공동 사업 방식을 확대(Share)하며 관리ㆍ지원(Software) 중심의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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