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도의원을 뽑는 지방선거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이 이끄는 우파 제1야당인 대중운동연합(UMP)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둘 것으로 관측됐다.
AFP는 29일 여론조사기관 CSA의 도의원 선거 2차 결선투표 출구조사 결과를 인용해 대중운동연합 등 우파가 이날 선거가 치러진 98개 도 중 66∼70개 도에서 다수당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대중운동연합은 기존 41개 도에서 다수당이었다.
마린 르펜이 대표로 있는 극우정당인 국민전선(FN)도 도의원을 다수 배출하면서 선전했으나 도의회 장악에는 실패했다. 반면 기존에 전체 도의 절반 이상을 지배한 집권 사회당(PS)은 경기 침체와 높은 실업률 등으로 유권자들이 등을 돌리면서 패배했다. 사회당 등 좌파는 이번 선거에서 27∼31개 도에서만 다수당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르코지 대중운동연합 대표는 “프랑스 국민은 올랑드 정부의 정책을 거부했다”면서 “대중운동연합이 이처럼 많은 도에서 승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라고 승리를 자축했다.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 당시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후보에게 패배하고 정계에서 은퇴했다가 지난해 하반기 복귀한 사르코지는 이번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2017년 차기 대선 출마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랑드 대통령은 경기 침체와 10%에 가까운 높은 실업률이 지속되면서 2012년 집권 이후 치러진 전국 선거에서 모두 패했다.
사회당 마뉘엘 발스 총리는 선거 패배를 인정하면서 “경제를 살리기 위한 정부의 노력을 배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지방선거와 5월 유럽의회 선거 등에서 잇달아 선전한 국민전선은 이번 선거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4,108명의 도의원을 뽑는 이 선거에서 국민전선은 108명을 당선시킬 것으로 예상돼 지역 정치에서도 입지를 확고히 다지게 됐다. 국민전선 소속 도의원은 기존 2명에 불과하다. 반(反)이민, 반유럽통합을 내세운 국민전선은 기존 사회당 대중운동연합 양당 체제에 실망한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국민전선은 22일 치러진 도의원 1차 투표에서도 25.2%의 득표율로 대중운동연합(29.4%)에 이어 2위를 기록, 결선투표에서는 양당 지지자들의 견제로 도의회에서 다수당에 오르는 곳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르펜 대표는 “이번 결과는 내일의 큰 승리를 위한 기초”라면서 “권력을 얻어 우리 생각으로 프랑스를 바로 잡을 목표가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선거법 개정으로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처음으로 개인 후보자에게 투표하는 것이 아니라 남녀 각 1명으로 구성된 후보자 한 쌍에게 표를 던졌다.
이 때문에 현재 16%에 불과한 여성 도의원 비율은 이번 선거 이후 50%로 높아진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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