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야신, 승부를 지배하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야신, 승부를 지배하다

입력
2015.03.29 18:29
0 0

투수·주자 교체 치밀한 작전

넥센과 2차전서 5-3 승리

개막 이틀 만에 15만 관중 밀물

4년 만에 프로야구 1군 사령탑으로 복귀한 김성근 한화 감독이 29일 목동 넥센전에서 5-3으로 승리한 뒤 모자를 벗어 관중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4년 만에 프로야구 1군 사령탑으로 복귀한 김성근 한화 감독이 29일 목동 넥센전에서 5-3으로 승리한 뒤 모자를 벗어 관중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독하고 세밀해졌다.

‘야신’ 김성근(73)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한화의 달라진 모습이다. 한화는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원정 경기에서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 팀 넥센을 5-3으로 꺾었다. 이로써 전날 연장 12회말 끝내기 패배도 설욕했다. 야신으로선 2011년 8월 14일 넥센전(11-0)이후 1,323일만에 거둔 1군 승리다.

4년 만에 프로무대로 돌아온 김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28일 복귀전을 곱씹었다. “(우리팀)투수 교체 타이밍이 한 템포씩 늦었다”며 “반면 넥센은 과감하게 투수 교체를 했다. 12회까지 하면서 정말 좋은 공부를 했다”고 밝혔다.

겉으로는 웃었지만 승부사의 끓는 의욕은 숨길 수 없었다. 김성근 감독은 “선수들을 너무 믿어서는 안 될 것 같다”며 경기 운영에 적극 개입할 뜻을 내비쳤다. 29일 경기에서 그는 3-2로 앞선 5회말 선발 송은범을 일찍 내렸다. 1이닝만 더 던지면 송은범은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출 수 있었지만 김 감독은 73개의 공을 던진 그를 빼고 안영명을 올렸다.

안영명은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지만 4번 박병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5번 김민성을 중견수 뜬 공으로 처리하며 실점 없이 막았다. 평소 같았으면 위기에 몰린 안영명 대신 다른 투수를 올렸겠지만 이번에는 28일 경기 경험을 바탕으로 밀어 붙인 게 통했다. 김 감독은 “지난 기록을 살펴보니 안영명은 첫 상대 타자에게 약했지만 후속 타자를 잡아내며 풀어가는 투수였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의 ‘이기는 야구’는 3-2로 앞선 6회말 위기를 맞았다. 1점을 지키고자 1이닝 동안 권혁(왼손)-송창식(오른손)-박정진(왼손)을 잇달아 투입하는 ‘좌우 놀이’를 했지만 박정진이 2사 1ㆍ2루에서 서건창에게 동점 적시타를 맞았다.

다 잡은 경기를 내준 전날 악몽이 떠오를 법 했지만 예전의 한화가 아니었다. 3-3으로 맞선 8회초 1사 1ㆍ2루에서 김 감독은 발이 느린 2루 주자 김태균을 송주호로 교체했다. 짧은 안타가 나오더라도 홈에서 승부를 볼 수 있도록 꺼내든 대주자 카드다. 그리고 곧바로 행운까지 따랐다. 6번 정범모가 상대투수 조상우의 초구를 노려 친 타구가 병살타로 연결되는 듯 했지만 2루 베이스를 맞고 굴절돼 중견수 앞으로 흘렀다. 이 때 2루 주자 송주호가 홈을 밟아 다시 4-3으로 앞서갔다. 분위기를 가져온 한화는 9회초 이용규의 1타점 쐐기타까지 터져 승기를 잡았다.

김 감독은 마무리 윤규진을 8회 1사부터 마운드에 올리며 강한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윤규진은 9회말까지 무실점으로 틀어 막아 값진 첫 세이브를 올렸다.

넥센과의 개막 2연전을 1승1패로 마친 한화는 특히 수비와 주루에서 업그레이드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2경기 동안 나온 수비 실책은 단 1개도 없었다. 지난 시즌 한화의 실책은 총 113개로 최하위였지만 김 감독의 지옥 훈련으로 수비가 견고한 팀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수비만 잘하는 선수를 내보내 그렇다”며 껄껄 웃었다.

또한 팀 도루 70개로 8위에 그쳤던 느린 발 야구 역시 2연전 동안 6개의 베이스를 훔쳐내며 스피드를 더 했다. 도루 대부분이 그린 라이트(벤치의 사인 없이 도루할 수 있는 권한)가 아닌 벤치의 사인으로 이뤄진 만큼 상대의 빈틈을 꿰뚫는 작전이 주효했다. 한화는 30일 하루 쉰 뒤 31일부터 안방 대전구장에서 두산과 3연전을 치른다.

대구 삼성전에서 7-3으로 승리한 김용희 SK 감독은 삼성 감독이던 2000년 10월10일 인천 SK전 승리 이후 15년 만인 5,283일만에 승리를 맛봤다. 막내구단 kt는 부산 롯데전 2연패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고, 김기태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KIA는 LG를 상대로 2연승을 달렸다.

한편 28일과 29일 개막 2연전에는 총 15만5,844명의 관중이 입장해 800만 관중 돌파에 청신호를 켰다. 개막전인 28일에는 잠실(두산-NC)을 제외한 4개 구장이 만원 사례를 이루는 등 역대 개막전 최다 관중 3위에 해당하는 9만3,746명이 들어찼다. 29일엔 5개 구장에 총 6만2,098명이 입장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