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7세대 골프 1.6TDI 블루모션. 폭스바겐 제공](http://newsimg.hankookilbo.com/2015/03/29/201503291516078590_1.jpg)
7세대 모델까지 나온 폭스바겐 골프는 ‘해치백의 모범답안’으로 자리잡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링카다. 1974년 첫 등장 이후 글로벌 누적 판매량 3,000만대라는 금자탑을 쌓아 올렸다. 국산차 중 가장 많이 팔린 현대자동차 아반떼가 출시 24년 만인 지난해 10월 1,000만대를 돌파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3,000만대라는 숫자가 얼마나 대단한지 대충 감이 온다. 7세대 골프는 유럽 일본에 이어 지난 1월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북미 올해의 차’까지 휩쓸며 막강한 상품성을 과시하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잘 팔리는 골프는 2.0 TDI다. 이놈은 지난해에도 5,282대가 판매돼 디젤ㆍ가솔린ㆍ하이브리드를 합친 전체 수입차 순위에서 4위를 차지했다. 반면 1.6 TDI는 2013년 디젤차 중 9위였지만 지난해에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국내 운전자들이 유독 중시하는 배기량(1,598㏄)과 출력에 대한 기대치에 다소 못 미친 게 이유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난 20일부터 2박 3일간 시승한 골프 1.6 TDI 블루모션은 배기량과 출력의 잣대로만 재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차였다. 넘치지 않지만 부족하지 않은 파워가 뽑아내는 폭스바겐 블루모션 특유의 안정적인 주행성능은 변함이 없었고, 리터 당 18.9㎞인 복합연비를 웃도는 실제 연비 앞에서는 “역시 골프”라는 감탄사가 나왔다.
골프 1.6 TDI 실내는 2.0과 큰 차이가 없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정리된 센터페시아와 대시보드, 약간 작은 듯한 핸들의 빈틈없는 그립감도 마찬가지였다. 가격 인하 차원인지 국산 준중형차에도 일반화된 전동시트가 아닌 점은 아쉬웠다.
![폭스바겐 7세대 골프 1.6TDI 블루모션 실내. 폭스바겐 제공](http://newsimg.hankookilbo.com/2015/03/29/201503291516078590_2.jpg)
이전 세대 모델보다 몸무게를 100㎏이나 덜어낸 영향인 듯 가속페달은 가볍게 밟혔다. 최대출력 105마력에 최대토크 25.5㎏ㆍm인 평범한 엔진 스펙이지만 직선 도로에서 가속력은 2.0 TDI 못지 않았고, 경사가 급한 언덕길에서도 힘이 달린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2.0보다 한단 높은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DCT)가 상대적으로 적은 출력을 만회해주는 듯 했다. 물론 급가속을 즐기는 등 운전을 험하게 하는 이들이야 성에 차지 않겠지만 도심 주행에서 파워에 대한 갈증을 얘기할 수준은 아니었다.
차체가 낮은 편이지만 운전석에서 시야가 넓게 느껴지는 것도 장점이었다. 다만 정차 시 스타트-스톱(Start-Stop) 시스템에 의해 자동으로 꺼진 엔진이 재출발할 때 내는 소음은 귀에 거슬렸다.
연비는 놀라웠다. 경인고속도로와 인천 도심,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등을 연료 소모가 가장 큰 스포츠 모드로 주행했는데도 실연비가 공인연비와 차이가 없었다. 고속도로 주행만 따지면 22~23㎞ 레인지를 꾸준히 유지했다.
골프 1.6 TDI의 국내 판매가는 3,050만원이다. 2.0 TDI에 비해 300만~700만원 저렴하다. 국산 준중형 승용차 최고급 모델과 비교해도 가격 차이가 크게 다가오지 않는다. 경제적인 수입차를 원하는 이들에게 골프 1.6 TDI는 경쟁력 있는 옵션 중 하나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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