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Writing은 우리말을 영어로 옮기는 것이 아니다. Writing은 번역(translation)이 아니라 창작이고 그 기준과 방법은 전혀 다른 얘기가 된다. 흔히 Good Writing에 필요한 요소로 통일성(unity) 명쾌함(Clarity) 연결성(cohesion) 등을 꼽는데 쉽게 말하면 부드럽게 읽히고 읽고 나면 깔끔한 메시지가 전달되는 글이다. 물론 어법상 오류가 없다는 전제 하에서 원어민의 writing을 말하는 것이고 How to express effectively의 얘기다.
Writing을 좀 더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문장 하나를 놓고도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관건이 된다. 가령 ‘He teaches well’과 ‘He is a good teacher’ 두 문장은 모두 옳은 것이지만 어감도 다르고 전달 효과도 다르다. 전자는 well이라는 부사를 활용했고 후자는 good이라는 형용사를 활용했는데 쓰이는 상황이 다르다. Googling만 해 보아도 어떤 문장이 어떤 형식으로 쓰이는지 그 비중이 어떤지 통계를 내는 건 어렵지 않다.
흔히 Bad writing을 분석해 보면 ‘부사가 적고 형용사가 많으며 특히 동사가 적고 명사가 많다’고 지적한다. 훌륭한 작가들 이를테면 Mark Twain이나 Jane Austen 등의 작품을 보면 동사와 명사가 비슷하게 각각 20%의 비중으로 쓰이고 나머지가 형용사와 부사 등인데 형용사보다는 부사의 비중이 약간 더 높게 나온다. 최근의 non-fiction에서 동사보다 명사가 약간 더 많아진 경향이 있는데 이는 작가보다는 Sci-Fi 같은 작품의 성격에 따라 차이를 보일 뿐이다.
1998년에 있었던 Dennis Dutton의 Bad Writing 대회에서 지적된 특징 중 하나는 ‘동사의 비중이 적고 명사의 비중이 많은 것이며 부사보다는 형용사의 비중이 두 배 가까이 많다’는 것이다. 현재 잘 팔리는 책일지라도 bad writing은 이러한 특징이 매우 일관되게 나타난다. 일부 학자는 명사 비중이 많은 것은 세련된 문장이 아니라고 지적하고 이를 nounspeak라고 한다. 마치 말을 배우는 아기가 말을 배울 때 명사만으로 의사 소통을 시작하는 것처럼 세련되지 못한 문장이라고 한다. 현대 작품일지라도 좋은 글은 형용사의 비중이 부사보다 아주 근소하게 높을 뿐인데 bad writing에서는 이 비중이 두 배나 높은 것이다. Hemingway나 Margaret Atwood 그리고 Charles Dickens 등 역사적으로 인정받은 유명 작가의 작품과 비교하면 그 차이는 더욱 두드러진다.
공문서에서 ‘Please respond quickly’보다는 ‘Please respond in a timely manner’ 처럼 쓰는 것도 비능률적인 글의 전형이라고 지적한다. 단어 하나 quickly로 해결될 일을 모호한 어구로 길게 늘려 말한 것은 분명 좋은 글과는 거리가 멀다. 명사보다는 동사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형용사보다는 부사의 활용이 더 효과가 낫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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