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유럽연합 시민들에게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싶으면 페이스북 계정을 닫으라고 경고했다.
26일 가디언에 따르면 베른하르트 슈마 EU 변호사는 시민의 개인정보가 안전한지의 여부를 가리는 유럽사법재판소 심의에서 “만일 페이스북 계정이 있다면 폐쇄할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페이스북 개인정보 심사”로 불리는 이번 재판은 EU시민의 개인정보가 페이스북,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인터넷 서비스 기업들에 의해 미국으로 빠져나간다는 지적에 대해 EU가 구축한 ‘세이프하버프레임워크’가 작동하고 있는지를 판별하는 것이다. ‘세이프하버프레임워크’는 유럽 시민의 개인정보를 유럽연합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유럽연합 법에 명시된 원칙이다.
이번 재판은 에드워드 스노든이 미국 국가안전국(NSA)의 'PRISM 감시 프로그램‘을 폭로한 것이 직접 계기가 됐다. NSA는 ‘PRISM 감시 프로그램’을 통해 전세계 네트워크를 감시하며, 자국 인터넷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회원들의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 사건으로 유럽연합 시민들의 개인정보를 다루고 있는 미국 기업들이 더는 유럽연합의 보안 기준상 “적합도”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런데 EU 집행부가 페이스북에서는 더 이상 ‘세이프하버프레임워크’가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향후 파문이 예상된다. 이 와중에 폴란드를 비롯한 다른 몇몇 유럽연합 국가들이 ‘세이프하버프레임워크’도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유럽연합의 다른 두 가지 협약에 어긋나는 점이 많아 유럽연합 시민들의 개인정보를 충분히 보호해줄 수 없는 기준이라고 주장하고 나와 의견지형은 한층 복잡해지고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세이프하버’는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중요한 개념이고 발전 과정에 있기 때문에 보완해 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유럽공동체와 아일랜드의 정보보호 감시단체는 유럽공동체 차원에서 유럽시민의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는 13개 조항의 계획을 재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병준 인턴기자(서강대 정치외교 4년)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