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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항공사고 2758건 중 8건이 자살비행… 2인 조종 의무화 등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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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항공사고 2758건 중 8건이 자살비행… 2인 조종 의무화 등 추진

입력
2015.03.27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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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저먼윙스 여객기 추락 현장인 프랑스 남부 세인 레 잘프스의 알프스 산악에서 사고 당일인 지난 24일(현지시간) 프랑스 긴급 구조대가 수색구조 활동에 나서고 있다. 150명의 사망자를 낸 이번 사고 원인이 부기장의 고의적인 추락으로 추정되면서 각국 항공사들이 조종실 규정을 강화하고 있다. 항공전문가인 데이비드 글리브는 이에 대해 "항공사들이 다른 승무원을 조종사들과 함께 두는 방안을 고민하게 될 것이다. 그렇더라도 문제가 있을 수 있으며 이런 종류의 문제는 극복하기 매우 힘들다"고 말했다. AP 연합뉴스
독일 저먼윙스 여객기 추락 현장인 프랑스 남부 세인 레 잘프스의 알프스 산악에서 사고 당일인 지난 24일(현지시간) 프랑스 긴급 구조대가 수색구조 활동에 나서고 있다. 150명의 사망자를 낸 이번 사고 원인이 부기장의 고의적인 추락으로 추정되면서 각국 항공사들이 조종실 규정을 강화하고 있다. 항공전문가인 데이비드 글리브는 이에 대해 "항공사들이 다른 승무원을 조종사들과 함께 두는 방안을 고민하게 될 것이다. 그렇더라도 문제가 있을 수 있으며 이런 종류의 문제는 극복하기 매우 힘들다"고 말했다. AP 연합뉴스

여객기 조종사의 자살비행은 독일 저먼윙스 4U9525편 사건이 처음이 아니다. 모두 대규모 인명피해를 불렀다. 항공사들은 자살비행 사건을 막자며 대책 마련에 나섰다.

뉴욕타임스(NYT)는 26일 미국연방항공청(FAA)이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를 인용해 2003~2012년까지 발생한 2,758건의 항공사고 중 8건이 자살비행으로 결론 났다고 보도했다.

2013년 11월 앙골라 루안다를 향해 가던 모잠비크항공 470편이 나미비아에 추락해 33명이 전원 사망한 사건은 이번 사건과 섬뜩하게 닮았다. 블랙박스 음성녹음장치에 따르면 기장은 부기장이 화장실을 가기 위해 조종실을 비운 사이 문을 걸어 잠그고 땅을 향해 돌진했다. 이 음성녹음장치에도 부기장이 조종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녹음되어 있다.

탑승객 217명이 사망한 1999년 이집트항공 990편 사건도 비슷한 패턴이다. 미국교통안전위원회(NTSB) 조사 결과 부조종사 가밀 알 바토우티는 기장이 조종실을 떠나자 자동조종장치를 풀고 비행기를 추락시켰다. 블랙박스에는 그가 추락 직전 아랍어로 “신께 맡긴다”고 말하는 목소리가 녹음됐다.

1997년 12월 104명의 희생자를 낸 싱가포르의 실크에어 여객기 추락 사고도 빚에 시달리던 기장이 일으킨 비극이었다.

블랙박스를 찾을 수 없어 ‘의심’에 그친 자살비행까지 포함하면 좀 더 많아진다. 지난해 3월 승객과 승무원 239명을 태우고 베이징으로 향하다 실종된 말레이시아항공 370편이 이에 해당한다.

FAA 보고서에 따르면 자살비행을 저지른 사람은 모두 남자며 연령대는 21~68세로 비교적 다양했다. 4명은 음주 상태였고 2명은 항우울제를 복용 중이었다. 또 자살비행 8건 중 5건은 조종사가 자살비행 전 범행을 암시했다. 한 목격자는 FAA에 “자살비행 조종사가 조종했던 여객기가 사건 당일 이륙하고 갑자기 잠시 동안 지면을 향해 돌진했다”고 증언했다.

미셸 코르넷 미국자살연구소 연구원은 “자살비행은 자살 충동과 살해 심리가 결합한 결과”라며 “학교로 걸어 들어가 사람들을 무차별하게 죽인 뒤 마지막에 자살하는 범죄자의 심리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각국 항공사들은 이번 사건이 가능했던 이유가 조종실에 조종사가 혼자 있는 것을 허용하는데 있다고 보고 ‘2인 조종규정’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 노르웨이에어셔틀, 영국의 이지젯, 에어캐나다, 에어뉴질랜드, 에어베를린 등이 2인 조종규정을 즉각 도입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국의 경우 2001년 9?11테러 이후 여객기 조종실 문을 어떤 충격에도 밖에서 열지 못하도록 했다. 또 항상 잠겨 있으며 대부분 보안코드를 입력해야 열 수 있도록 보안절차를 강화했다. 하지만 조종사가 조종실에 홀로 있을 수는 없다. 반면 유럽에서는 2인 조종규정이 있는 항공사가 드물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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