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국민모임 인재영입위원장이 4ㆍ29 재보선 관악을 지역구 출마를 두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국민모임 입장에서는 신당 창당에 앞서 원내 진출할 수 있는 호기지만 출마를 하게 되면 야권 지지 표 분산으로 구도가 크게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정 위원장은 여전히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 정 위원장 핵심 측근은 27일 “현재는 51대 49로 출마 가능성이 높지만 깊은 고민 중”이라며 “29일은 창당발기인대회가 예정돼 있어 최종 결정은 그 이후로 미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모임에서는 정 위원장의 출마를 강력히 권유하고 있다. 국민모임은 호남과 호남 출신 수도권 인구를 지지 기반으로 내년 총선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중장기적 목표로 잡고 있다. 이런 목표를 위해 단기적으로는 2007년 대통령 선거 후보까지 지낸 정 위원장이 이번 재보선에 출마해 대외적으로 존재감과 인지도를 높여야 할 필요가 절실하다.
하지만 출마를 강행할 경우 야권 분열은 불가피하고 자연히 승리도 멀어질 수 있다. 만에 하나 패배하기라도 하면 정 위원장의 정치 인생은 물론 국민모임의 앞날까지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야권 관계자는 “자신의 출마로 야권표가 갈려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이라도 될 경우 ‘야권 분열의 책임자’라는 비난을 떠안아야 한다”며 “그 경우 국민모임은 내년 총선은커녕 제대로 피어보지도 못하고 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새정치연합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당 고위 관계자는 “광주 서을에 출마하는 천정배 전 고문에다 정동영 위원장까지 출마하면 선거판은 끝나게 된다”고 우려했다. 물론 “정 위원장이 현명한 선택을 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도 적지 않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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