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엔씨 대표 주총에서 해명
KT, 민영화 13년 만에 첫 무배당
사상 최다인 810개 상장사의 정기 주주총회가 27일 각 사별로 열렸다.
이날 가장 관심을 끈 주총 기업은 최대주주 넥슨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게임업체 엔씨소프트였다. 주총장인 엔씨소프트의 경기 성남시 판교사옥에는 개인 소액 주주들이 대거 몰려와 경영권 분쟁에 대한 불만을 토해 내는 바람에 주총이 90분이나 이어졌다. 이들은 최근 사장으로 승진한 김택진 대표의 부인 윤송이 사장의 경영 능력에 의문을 표시하거나 넷마블게임즈와 주식 맞교환 등을 비판하고, NC다이노스 야구단 운영에도 반감을 나타냈다.
이에 주총에서 재신임을 받은 김 대표는 주주들을 설득하느라 진땀을 뺐다. 그는 “넷마블 투자는 지속적 성장이 기대되는 만큼 매우 잘 한 결정”이라며 “윤 사장의 경우 미국 등 세계 무대에서 중심적 역할을 했으며 모바일 산업을 위해 사장을 맡겼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야구단 운영에 대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넥슨과의 주총장 대결은 벌어지지 않았다. 넥슨을 대표해 참석한 김정욱 전무는 “넷마블게임즈 투자가 어떤 절차를 통해 이뤄진 것인지 자료를 공개해 달라”고 요구했을 뿐 김 대표의 재신임에 찬성해 별다른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다만 김 전무는 “김 대표가 좀 더 경영에 매진해 달라”는 주문만 남겼다.
KT는 2002년 민영화 이후 13년 만에 처음으로 배당을 하지 않기로 했다. KT는 지난해 7,19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돼 이날 열린 주총에서 배당 안건을 회의에 부치지 못했다. 황창규 KT 회장은 “지난해부터 서비스 차별화를 시도한 결과 유·무선 핵심 사업 분야에서 가시적 성과를 보이는 등 도약의 가능성이 싹트고 있다”며 “더 이상 가능성이 아닌 숫자로 성과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도 주주총회에서 지난해 1조9,23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현대중공업은 가삼현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이순형 세아홀딩스 회장도 각각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 됐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은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풀무원은 주요 안건 의결 후 주주들과 토론회 및 퀴즈 행사를 함께 하는 ‘열린 주주총회’를 8년째 열어 눈길을 끌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이서희기자 sh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