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출범으로 가장 수혜를 입을 중국 기업을 꼽는다면 단연 중국중철(中國中鐵)이다. 중철은 철도건설이 주력인 세계 1위의 인프라건설기업으로 자회사인 중국철도건설과 함께 거대한 중국의 철도건설 시장을 45%씩 양분하고 있다. 철도는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기간산업인 만큼 중국중철과 중국철도건설은 모두 공기업이다.
중국중철은 철도건설을 주력으로 하는 인프라전문기업으로 ‘고속철도를 건설하는 기업’으로 연상되는 경우가 많다. 중국의 고속철도 길이는 1만 2,000km에 달해 이 회사만큼 고속철도를 많이 건설해 본 노하우를 가진 기업도 없다. 하지만 중국중철의 사업영역을 고속철도에 한정 지어서는 곤란하다.
중국중철의 2013년 기준 매출 비중은 인프라건설 부분이 80%이고 나머지가 20%이다. 중철은 철도건설 외에도 중국의 지하철 건설시장에서 50%의 시장점유율을 자랑한다. 또한 도로건설 및 부동산개발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특히 지하철을 비롯한 도시철도 건설은 중철에게 매우 중요한 성장동력이다. 지하철 건설은 경기부양 효과가 큰 인프라투자이면서 중국의 고민거리인 도심 스모그 현상에 대해서도 매우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2011년~2015년 진행되는 제12차 경제개발5개년 계획 중 2,300km에 달하는 도시철도를 건설한다. 2013년 현재 도시철도를 비롯한 각종 도시개발사업은 중국중철 매출의 31%를 점하는 핵심산업이다.
해외수주는 중국중철을 비롯한 중국의 철도관련 기업들이 모두 기대하고 있는 미래의 성장동력이다. 중국정부도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활용해 해외수주에 나서는 중국기업들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중국중철은 2013년 기준 매출규모가 5,600억위안(100조원)이며, 순익규모는 93억위안으로 원화기준 1조7,000억원이다. 국내기업 중 내로라하는 건설업체 매출의 7배, 순익의 3배 수준이니 중국중철의 규모를 충분히 짐작해 볼 수 있다. 이런 덩치를 가진 기업이 성장까지 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2014년 도시철도사업이 호조를 보이며 매출이 12%나 성장했다. 특히 투자자들은 2014년 이후 점차 가시화하고 있는 이른바 ‘일대일로’(One Belt One Road)사업이 중국중철의 성장잠재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대일로 사업이야말로 중국과 세계를 연결하는 초대형 인프라사업이다. 중국에서 쌓은 막대한 인프라건설의 경쟁력을 해외 수주사업을 통해 발휘할 수 있다면 중국중철은 다시 한번 성장의 전성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도현 삼성증권 주식전략팀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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