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가 새장에 들어가기를 기다릴 것
그가 새장에 들어가거든
살며시 붓으로 새장을 닫을 것
그리고
차례로 모든 창살을 지우되
새의 깃털을 다치지 않도록 조심할 것
-자크 프레베르 ‘ 어느 새의 초상화를 그리려면’ 일부-
창살을 지우다가 새의 깃털이 물들면 살짝 새의 눈치를 살필 것. 눈치를 못 챈 것 같으면 작업을 계속하되, 쓸데없이 수정해 주지는 말 것. 결국 창살은 다 지워지고 무정한 새는 포르르 날아가버리겠지만, 물들인 깃털로 놈을 일별할 수 있도록.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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