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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정계 복귀설… '나비효과'의 결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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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정계 복귀설… '나비효과'의 결말은?

입력
2015.03.27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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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6일 서울 관악을 새누리당 오신환 예비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 오 후보와 손을 잡고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6일 서울 관악을 새누리당 오신환 예비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 오 후보와 손을 잡고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연합뉴스

Q pol.

‘무상 급식’ 논란으로 정계를 떠났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최근 정치에 복귀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오세훈 나비효과’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립니다. 무슨 이야기인지요? (※ 나비효과: 혼돈 이론에서 초기값의 미세한 차이에 의해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는 현상)

A pol.

“비록 시장직을 거는 실수를 해서 처지가 지금 좀 곤란하게 됐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6일 서울 관악을 재보선에 출마한 새누리당 오신환 예비후보 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해 2011년 서울시장 자진사퇴 당시를 두고 한 얘기입니다. 만약 오 전 시장이 시장직을 거는 ‘실수’를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이 물음이 ‘오세훈 나비효과’에 대한 출발점입니다. 오 전 시장은 2011년 8월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서울시장직을 자진사퇴합니다. 최근 무상급식 논란을 다시 꺼낸 홍준표 경남지사(당시 한나라당 대표) 등 여권 인사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는 사퇴를 강행합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2011년 8월 이임식을 갖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오세훈 전 서울시장 2011년 8월 이임식을 갖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여권에 있어 오 전 시장 사퇴의 후폭풍은 빠르고 거칠었습니다. 같은 해 10월 치러진 서울시장 재보선에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은 참패합니다. 당시 선거에서 중앙선관위와 박원순 후보의 홈페이지에 사이버테러 사건이 발생했는데, 주범 역시 여권 인사로 밝혀지면서 민심은 더욱 이탈합니다.

6개월 앞으로 다가온 19대 총선 역시 여권의 참패를 예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이에 한나라당은 홍준표 대표 체제를 마감하고 ‘선거의 여왕’ 박근혜 전 대표를 구원투수로 내세웁니다. 박근혜 카드는 위기의 여당에 반전에 가까운 승리를 안깁니다.

지난 2011년 9월 6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에 합의한 뒤 포옹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지난 2011년 9월 6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에 합의한 뒤 포옹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그러나 ‘오세훈 나비효과’는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당시 1년 넘게 남은 18대 대선구도에도 거센 바람을 일으킵니다.

장외 대선 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선거 출마를 검토하면서 사실상 링 위에 올랐습니다. 비록 안 원장이 서울시장 후보직을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에게 양보했지만, 이로 인해 오히려 대권 도전 의지가 분명해지면서 보수층의 집중 공격 대상이 됩니다. 이전까지 신비주의 전략으로 유권자들에게 다가갔던 안 원장이 당초 예상보다 일찍 대권 가도에 합류한 것은, 제도권 내부에서 대선 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던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에게 상당히 호재였습니다. '안철수 효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던 여권 내부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안 원장이 대선을 얼마 안 남겨두고 등장해 '바람몰이'에 나설 상황을 가장 우려했기 때문입니다.

'나비효과'라는 말에 많은 인과관계가 생략된 점을 감안하고, 처음의 질문으로 되돌아가보겠습니다. 오 전 시장 스스로 인정한 ‘실수’를 하지 않았다면, 새누리당은 19대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을까요? 박근혜 대통령이 대권을 잡을 수 있었을까요? 홍준표 경남지사가 무상급식 논란을 다시 일으켰을까요?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철수 의원의 정치적 행보는 어떻게 변했을까요? 역사에 가정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오 전 시장이 ‘실수’라고 말한 그의 시장직 사퇴로 인해 우리 사회에서는 많은 격변이 있었습니다. 또 많은 국민들이 울고 웃었습니다. 정치인들이 ‘실수’가 아닌 '옳은 선택’을 해 진심으로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해주길 기대해 봅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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