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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IB 발판으로 '초강국대국' 도약 노리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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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IB 발판으로 '초강국대국' 도약 노리는 중국

입력
2015.03.27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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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 주도 다국적은행·기금만 최소 210조원…"이제 시작"

위안화 국제화 등 맞물리면 국제금융체제 지각변동 관측도

지난 12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필두로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제3차 전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으로 입장하고 있는 모습. 리커창 총리가 시 주석의 바로 뒤를 따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2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필두로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제3차 전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으로 입장하고 있는 모습. 리커창 총리가 시 주석의 바로 뒤를 따르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이 장고를 끝내고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입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중국언론은 '국익을 선택'한 결과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그러나 초강대국 미국이 주도해온 국제금융시스템에 뚜렷한 변화의 조짐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한국도 계속 커지는 중국의 영향력을 직시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점을 반영한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중국에 있어 AIIB는 하나의 시작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취임 이후 2년 간 세계 곳곳을 돌며 제안한 AIIB와 같은 다국적 은행, 기금은 최소 4개에 이르기 때문이다.

AIIB와 쌍벽을 이루는 것이 초기 자본금 500억 달러의 브릭스(BRICS)개발은행이다.

중국, 러시아,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참여하는 이 은행은 시 주석이 지난해 7월 브라질에서 열린 제6차 브릭스 정상회의에 참석한 것을 계기로 공식화됐다.

'신개발은행'(NDB)으로도 불리는 이 은행은 회원국이 100억 달러씩 출자한다. 자본금은 5년 안에 1천억 달러로 확대된다.

그러나 이 은행 역시 중국 주도로 추진되며 출자금 확대 과정에서도 중국이 주 역할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본부는 상하이(上海)에 들어선다.

이 은행은 AIIB와 마찬가지로 올해 중 설립절차를 마무리하고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당시 라틴아메리카-카리브 국가공동체(CELAC) 정상들을 만나 중남미 지역에 대한 250억 달러 규모의 투자기금 설치도 제의하고 100억 달러 규모의 별도 금융지원 계획도 밝혔다.

아시아 인프라 개발을 모토로 내세운 다국적 기금 역시 AIIB만이 아니다.

시 주석은 지난해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비회원 국가 정상들을 초청해 베이징에서 연 '소통과 동반자 관계 강화를 위한 대화'에서 400억 달러 규모의 '실크로드 기금' 조성 계획을 밝혔다.

미국과 일본 등은 중국이 아시아와 중남미에서 최소 1,900억 달러에 육박하는 다국적 은행, 기금을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하는 배경에 정치적 의도가 숨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현 국제금융시스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뜻이다.

실제로 많은 전문가는 중국 주도의 다국적 은행·기금 시스템이 본궤도에 오르면 미국 주도의 국제금융시스템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한다.

특히 중국은 개발도상국들과 연합해 미국에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지분구조 개선을 강력히 요구하는데다 위안화 국제화도 공격적으로 추진하는 상황이어서 이런 전략적 포석들이 효과를 발휘하면 세계금융시스템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일본 등이 중국에 대해 중국판 '마셜플랜'(미국의 유럽부흥 정책) 추진 의혹을 제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마셜플랜은 미국이 세계경제를 주도하는데 일종의 '지렛대' 역할을 했다.

물론 중국 정부는 이런 의혹 제기를 일축하고 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8일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폐막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일대일로'를 마셜플랜과 비교하는 지적에 "지역적이고 정치적인 도구가 아니며 과거의 냉전적 사유도 없다"고 일축했다.

'일대일로'는 '독주곡'이 아니라 '교향곡'이라는 표현으로 미화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중국의 동시다발적인 다국적 은행·기금 설치는 세계 경제에서 중국의 입지를 대폭 강화시켜줄 것이라는 점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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