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10개 구단 가운데 마운드의 평균 연령이 가장 어리다. 70년대생은 한 명도 없고 장원준과 오현택(이상 30) 유희관(29) 김강률(27) 윤명준(26) 함덕주(20) 등이 주축 멤버다.
더욱이 투수조 조장 이현승(32)은 시범경기에서 강한울(KIA)의 타구에 맞아 왼 손가락이 미세 골절됐다. 턱뼈가 부러진 노경은(31)은 이제 막 입 안의 와이어를 제거하고 정상적으로 음식을 먹는 중이다. 두산 관계자는 “이현승은 빠르면 4월 말, 늦어도 5월 초에는 복귀할 예정이다. 노경은은 좀 두고 봐야 하는데 일단 빠진 근육량을 늘려야 하고 2군 실전 등판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두산은 가뜩이나 어린 투수진이 더 젊어진 채로 정규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팀이 흔들릴 때 멘토 역할을 해줄 베테랑이 부족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80년생 이재우(35)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는 게 구단 안팎에서 나오는 말이다. 이재우는 지난해 노경은이 흔들릴 때도 벤치에서 다독이며 많은 조언을 해줬던 선배 중 한 명이다.
이재우는 개인적으로도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올 시즌을 준비해 왔다. 그는 지난 일본 미야자키 전지훈련에서“모든 걸 내려놓고, 다 버리고 해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직도 크게 상관없는 듯했다. 작년까지 5선발 경쟁을 하다 올해는 불펜 투수로 위치가 바뀌었지만 팀 퍼스트를 외쳤다.
겉으로 드러난 시범경기 성적 자체는 좋지 않다. 이재우는 6경기(6⅔이닝)에 등판해 1패 1홀드, 평균자책점은 5.40이나 됐다. 일본에서 2경기에 출격해 2이닝 동안 피안타 없이 위력적인 공을 뿌린 그는 귀국 후 마운드에서 흔들리는 모습이 몇 차례나 포착됐다. 그래도 2005년과 2008년 1점대 평균자책점을 찍으며 필승계투조로 활약한 만큼 큰 걱정은 없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이재우는 당연히 개막 엔트리에 넣는다”고 자신 있게 밝힌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진필중 SPOTV 해설위원은 베테랑의 중요성에 대해 “시즌을 치르면서 위기는 분명 온다. 어린 선수들이 흔들릴 때 의지할 수 있는 고참 선수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천지차이”라고 설명했다. 진 위원은 “손민한(NC)같은 선수는 불펜 피칭만 해도 어린 선수들이 많이 배울 것”이라며 “베테랑들의 경험은 돈 주고도 살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스포츠경제 함태수기자 hts7@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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