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예정 예비·신생기업에
아이디어 컨설팅·R&D 등 지원
환경기업들과 '부산물 제로' 도전
‘Creative(창의)’, ‘Collaborative(협력)’, ‘Cultivating(육성)’, ‘Convergence(융합)’, ‘Center(중심)’.
이들 5가지 영어 단어는 지난 1월30일 포항에 문을 열고 본격 가동된 포스코의 민간자율형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추구하는 바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이들 단어를 묶은 ‘C5’는 포스코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들어선 포스텍(옛 포항공대)의 건물 이름이기도 하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융ㆍ복합 연구를 발전시키려는 이 건물의 설립 취지는 우수한 아이디어가 창업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해 강소기업을 육성하고 지역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포스코 창조경제혁신센터의 목표와 일맥상통한다.
전국 곳곳에 들어서고 있는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대부분 정부 부처나 지방자치단체와 손을 잡은 가운데 포스코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순수 민간기업이 주도해 개소한 최초의 센터로 이목이 집중됐다. 포스텍 C5동에 연면적 1,983㎡(약 600평) 규모로 마련된 이 센터는 예비 창업자들이 아이디어를 사업화하고 실제 제품을 만들어 시연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 시뮬레이션 공간, 모형제품 전시실, 교육실, 상담실 등을 고루 갖추고 있다.
이곳에 올 상반기 중으로 에너지ㆍ소재ㆍ환경 분야의 신기술 예비 창업자와 창업 후 3년이 지나지 않은 기업 10여 개가 입주할 예정이다. 이들에게 포스코는 아이디어 컨설팅을 비롯해 세무와 법률 자문, 연구개발(R&D) 지원, 마케팅 자문, 외부 투자까지 성장 단계별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포스코와 중소기업청이 연구비를 지원하고, 개발된 제품은 포스코가 일정 기간 구매해주는 동반성장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포항센터 개소 이전부터 이미 청년 벤처창업 지원 프로그램인 ‘아이디어 마켓플레이스’를 운영해왔다. 이 프로그램은 예비 창업자에게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은 1대 1 심화 멘토링과 함께 자생력까지 키워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여기서 지원받은 벤처기업들은 매출액 기준 매년 평균 약 95%라는 비약적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또 포스코는 1,300여개 중소기업과 동반성장 프로그램 3,500가지를 진행하며 해당 기업에 성과보상금으로 총 1,864억을 지원하기도 했다. 이 같은 활동이 포항센터 개소로 더욱 활성화할 수 있을 것으로 포스코는 내다보고 있다.
포스코가 포항센터 입주 기업으로 에너지ㆍ소재ㆍ환경 분야를 선택한 데는 포항 지역을 이 분야에 특화한 산업도시로 한 단계 발전시키겠다는 전략이 담겨 있다. 이를테면 포스코에너지는 에너지 강소기업들과 협력해 연료전지 신기술을 개발하고 수출을 통해 새로운 시장 창출과 더불어 경쟁력도 높여갈 계획이다. 또 포스코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오르내리고 있는 리튬, 니켈 등의 첨단소재 기술에 대해 지원 기업들과 클러스터를 조성해 동반성장형 산업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환경 분야 기업들과는 ‘부산물 제로’에 함께 도전할 예정이다. 산업 부산물을 자원화하고 첨단 기술이 적용된 에너지관리시스템을 구축하며 해양생태계 복원 연구를 진행하는 등 포항철강산업단지를 에코산업단지로 탈바꿈시키겠다는 포부다.
포스코가 창조경제 성과 창출에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는 ‘무(無)’에서 ‘유(有)’를 만들어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지난해 1월 가동을 시작한 파이넥스 공장이다.
파이넥스는 철강산업에서 수백 년 동안 쓰여온 용광로를 대체한 포스코 고유의 제철공법으로 자연 상태의 가루 철광석과 유연탄으로 철을 만드는 혁신적인 기술이다. 투자비와 생산원가를 크게 낮추면서 환경오염도 획기적으로 줄여 철강산업 기술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항 지역에서 중소기업, 벤처기업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자율형 창조경제 생태계를 조성한 뒤 민간 주도의 창조경제혁신센터 운영을 전국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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