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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 '인터넷 제국' 날개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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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 '인터넷 제국' 날개 달았다

입력
2015.03.2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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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커버그, 메신저 플랫폼 발표

쇼핑 전과정 정보 실시간 제공

360도 입체 동영상 서비스에

사물인터넷 지원도 가능케

"구글 능가할 IT 공룡 눈앞"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2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개발자회의 'F8 2015'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페이스북 제공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2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개발자회의 'F8 2015'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페이스북 제공

‘인터넷에서 이용 가능한 모든 서비스는 페이스북을 통하게 하라.’

모든 길이 로마로 통했던 로마제국 시절처럼 세계 최대 사회관계형서비스(SNS)업체인 미국의 페이스북이 인터넷의 모든 서비스를 아우르는 ‘페이스북 제국’을 향한 야심을 드러냈다. 페이스북을 뉴스, 인터넷 쇼핑뿐 아니라 가상현실(VR) 동영상과 사물인터넷(IoT)까지 제공하는 종합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페이스북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연례 개발자 회의 ‘F8 2015’를 열고 향후 전략을 공개했다.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처럼 무늬 없는 반소매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단상에 올라 전 세계에서 모여든 개발자 2,500여명에게 달라질 페이스북의 미래를 직접 설명했다.

우선 저커버그 CEO는 1년 동안 전세계 스마트폰용 소프트웨어(앱) 개발자들을 겨냥해 야심차게 개발한 ‘메신저 플랫폼’을 공개했다. 단순 공개뿐 아니라 전세계 앱 개발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전격 개방했다. 따라서 개발자들은 앞으로 자신들이 만든 앱을 전세계 5억명이 이용하는 페이스북 메신저에 손쉽게 붙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쇼핑몰 이용 땐 배송 안내, 반품 신청 접수 등을 메신저를 통해 실시간 주고받을 수 있고, 게임을 하는 도중 친구에게 대결을 신청할 수도 있다. 또 이미 개발된 ‘디티’라는 앱을 이용해 메신저에 글을 입력하면 기존에 발표된 대중음악에 덧씌워 노래로 만들어 주는 이색 서비스도 가능하다.

여기서 한 술 더 떠 페이스북은 아예 앱 개발도구까지 공개했다. 페이스북은 이를 이용하면 메신저와 연동한 앱이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페이스북에서 공유할 수 있는 콘텐츠도 한층 강화했다. 우선 페이스북에 올라온 기사를 읽고 바로 댓글을 쓸 수 있는 기능이 도입된다. 기존에는 언론사 홈페이지로 넘어가야 했으나 이제는 페이스북 내에서 댓글달기가 가능해지면서 뉴스의 소비와 확산이 빨라질 전망이다. 현재 버즈피드, 허핑턴포스트, 폭스스포츠, 엘리트데일리 4곳이 페이스북과 연동된다.

구글의 강력한 동영상 서비스인 유튜브 같은 기능도 추가된다. 지금까지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올라온 동영상을 재생만 할 수 있었지만, 이제 유튜브처럼 다른 온라인 사이트로 어디든 퍼나르며 공유할 수 있다.

이 뿐만 아니라 360도 입체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차세대 서비스도 선보인다. 저커버그 CEO는 이를 ‘구형(spheral) 비디오’라고 불렀다. 이 서비스는 동영상을 둥글둥글한 공처럼 이리저리 시점을 돌려가며 볼 수 있다. 실제로 저커버그 CEO는 건물이 양측으로 늘어선 거리 위를 공중에서 살펴보면서 관찰 시점과 방향을 마음대로 바꿔 보는 입체 동영상을 시연했다.

이를 위해 페이스북은 지난해 3월 가상현실 분야 선두업체 오큘러스를 20억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저커버그 CEO는 “사람들이 공유하는 콘텐츠가 글, 사진, 비디오를 거쳐 가상현실과 증강현실(AR)로 발전해 가고 있다”며 “가상현실은 우리가 일하고, 놀고, 소통하는 방식을 모두 바꿀 것”이라고 자신했다.

페이스북의 욕심은 여기가 끝이 아니다. 페이스북은 다음 목표를 사물인터넷으로 제시하고, 각종 모바일 기기에서 나온 데이터를 페이스북 앱과 연결하는 개발자 도구를 전격 공개했다. 이렇게 되면 페이스북 앱 하나로 인터넷에 연결된 모든 기기까지 관리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페이스북의 이 같은 진화는 이용자들이 한 번 접속하면 다른 곳으로 빠져 나가지 못하도록 자체 서비스를 계속 확대하는 네이버, 다음카카오 등 국내 포털들과 유사하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전세계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파급력이 국내 포털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인터넷업계 관계자는 “페이스북의 이번 전략 발표는 국내 인터넷 업계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될 것”이라며 “사실상 구글 못지 않은 글로벌 정보기술(IT) 공룡의 탄생을 예고한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서희기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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