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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 7배 '현대판 장경각'에 방대한 정보 시시각각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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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 7배 '현대판 장경각'에 방대한 정보 시시각각 저장

입력
2015.03.2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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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 '각'에 디지털화 유물과

이용자들이 생성한 콘텐츠 축적

내달 춘천에 혁신센터도 열어

국제 친환경 인증제도 LEED의 최상위 등급을 받은 네이버의 데이터센터 각.
국제 친환경 인증제도 LEED의 최상위 등급을 받은 네이버의 데이터센터 각.

국내 최대 인터넷기업 네이버는 강원도와 손 잡고 4월 춘천에 강원 창조경제혁신센터를 개소한다. 산, 바다 등 관광자원이 풍부한 강원 지역의 특성과 네이버가 쌓아온 정보기술(IT)를 역량을 결합해 신생기업(스타트업)을 발굴해내기 위해서다. 앞서 네이버는 2013년 춘천 구봉산 자락에 데이터센터 ‘각’(閣)을 열어, 일찌감치 강원도의 창조경제 창출을 이끌 동반자로 눈도장을 찍은 바 있다.

축구장 7배 크기인 5만4,229㎡의 부지(약 1만6,000평) 위에 건립된 데이터센터 각은 지하 3층, 지상 2층 규모의 관리동인 본관 1개 동과 지하 2층 지상 3층의 서버관 3개 동 등 모두 4개 동으로 이뤄져 있다. 네이버는 데이터센터가 기록을 위한 보존소라는 점에서 고려시대 팔만대장경을 보관한 합천 해인사 ‘장경각’의 정신을 잇기 위해 수년 전부터 ‘21세기형 장경각’이라는 내부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각’이란 명칭도 장경각의 의미를 담기 위해 정했다.

네이버 이용자들은 초당 4천회 이상의 검색어를 입력해 정보를 찾고, 초당 2,300통 가량의 메일을 서로 주고 받고 있다. 파일 저장공간인 N드라이브의 경우에는 초당 수백 개, 매일 2,000만개 이상의 사진이 저장된다. 이 밖에도 블로그, 카페, 지식인 등에서 이용자가 생성한 콘텐츠 뿐만 아니라 네이버가 직접 디지털 콘텐츠로 만든 국보급 유물과 미술 작품, 옛날 신문 등도 네이버 서버에 시시각각 쌓이고 있다.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서버실 내부. 네이버 제공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서버실 내부. 네이버 제공

각은 이렇게 폭증하는 데이터 속에서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해 후대까지 전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35도 이상의 고온에서도 견딜 수 있는 자체 개발 서버, 더운 공기와 찬 공기가 섞이지 않게 해 열 손실을 최소화시킨 보관 시스템 등을 자사 시설 곳곳에 배치했다. 또한 여름이 길고 고온 다습한 기후에 맞도록 1년 여의 연구개발을 통해 개발한 냉각장치도 함께 설치했다. 또 전기 사용이 적은 심야 전력을 활용해 한낮에 냉방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드는 한편 버려지는 열을 재활용해 동절기 도로 열선, 온실 등에 활용하는 등 전력 효율을 획기적으로 절감시키기도 했다.

이에 힘입어 각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친환경 인증제도인 ‘LEED’에서 데이터센터 세계 최초로 최상위 등급인 플래티넘을 획득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고효율 데이터센터로 인정 받은 것이다. 박원기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 대표는 “데이터센터 각은 네이버가 국내 인터넷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자체 건립한 데 이어 친환경, 고효율 기술로 세계적 인증까지 획득했다”며 “한글로 된 디지털 자산을 영구적으로 지켜낼 수 있는 터전을 마련했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데이터센터 각의 성공적인 건립을 통해 강원도와 끈끈한 관계를 다진 네이버는 창조경제혁신센터로 강원지역 창조경제 기반 조성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강원도의 레저, 휴양, 관광자원과 연계한 위치기반 모바일 콘텐츠 개발, 지역 특산품 생산업자와 온라인 유통업자를 연결하는 전자상거래 사업 등을 추진한다. 원주 산업단지에 ‘의료기기 테크노밸리’가 있는 만큼 바이오, 의료기기 제품과 기술 개발도 추진할 방침이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앞서 스포츠와 IT를 결합해 다양한 사업을 시도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네이버는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펼치는 지원 활동이 단순한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중장기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네이버는 최근 서비스의 기반을 온라인에서 모바일 중심으로 바꿔가고 있는 만큼, 강원도와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실험 기지로 삼아 이 같은 방향 사업 전환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이서희기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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