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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 2만9000건 개방… 지식재산의 허브로 구축

입력
2015.03.2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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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특허 활용 신제품 개발 착수

화장품 원료 개발에도 활용

'K 뷰티 한류' 주도나서

박근혜(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 대통령이 지난 달 4일 열린 충북 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에서 구본무(앞줄 맨 왼쪽) LG그룹 회장으로부터 충북산 약용 작물이 첨가된 화장품에 대한 소개를 받고 있다. LG 제공
박근혜(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 대통령이 지난 달 4일 열린 충북 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에서 구본무(앞줄 맨 왼쪽) LG그룹 회장으로부터 충북산 약용 작물이 첨가된 화장품에 대한 소개를 받고 있다. LG 제공

LG그룹은 충북지역을 국내 최대의 ‘특허ㆍ지식재산(IP) 허브’로 구축하기 위해 지난달 4일 충북 청주시 오창 충북지식산업진흥원에서 ‘충북 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을 가졌다.

여기 맞춰 LG는 중소기업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2만9,000건의 특허를 개방했고 바이오 및 에너지, 화장품 산업의 메카로 키우기 위해 3년간 1조6,000억원을 투자한다.

LG그룹이 충북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은 영세한 중소 벤처기업들의 걸림돌로 지적 받아 온 특허ㆍIP 서브 구축이다. LG그룹은 이를 위해 우선 자사가 보유한 3000건의 특허를 충북 지역 기업들에게 무상으로 공개키로 했다.

이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1월 충북 청원 소재 전기차 부품 개발 업체인 나라엠텍은 LG의 배터리팩 케이스 기술 특허 7건을 무상 제공 받아 제품 개발에 적용키로 하는 등 전자부품과 화장품, 광학코팅 분야에서 5개 중소기업이 LG 보유특허를 활용해 신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충북 음성군 소재 건강ㆍ미용 관련 바이오 기업인 엠에이치투바이오케미칼 역시 LG의 주름개선, 미백 화장품 원료 특허 7건을 공짜로 지원 받아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화장품 원료 개발에 활용하고 있다.

'국가 특허 허브'를 지향하며 LG그룹이 지난달 4일 출범시킨 충북 창조경제혁신센터. LG그룹 제공
'국가 특허 허브'를 지향하며 LG그룹이 지난달 4일 출범시킨 충북 창조경제혁신센터. LG그룹 제공

여기에 추가로 LG그룹에서 보유한 2만4,000건과 16개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특허 1,600여건의 특허도 충북 창조경제혁신센터내에 설치하는 ‘IP 서포트존’에 등록해 유상으로 중소·벤처기업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LG그룹 관계자는 “유상으로 제공되는 특허도 일반적인 라이센스 수준에서 크게 낮은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LG는 충북지역에 특화된 화장품과 바이오·에너지 산업을 더 키우기 위해 관련 계열사들이 함께 나서 투자에 동참키로 했다. 이 지역은 화장품 원재료로 이용되는 약용, 천연식물 등이 집중 재배되고 있다.

LG생활건강을 포함한 100여개 이상의 화장품 업체가 밀집해 전국 화장품 생산량의 27%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LG 관계자는 “충북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선 이 지역 특유의 풍부한 약용 작물 자원과 중소기업이 강점을 갖고 있는 원료 개발에 초점을 맞춰 한방 화장품 원료 개발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이런 과정을 거쳐 다양한 뷰티 제품을 개발한다면 중국과 대만 등 중화권 사장에서 ‘K 뷰티 한류’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5년간 연평균 1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중국 화장품 시장은 현재 약 28조원 규모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충북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나 오송 생명과학단지 등은 바이오 산업분야에서면 연평균 76.5%(2008~12년)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을 만큼, 특화돼 있다. 아울러 이 지역은 에너지 산업분야에서 역시 태양광, 2차전지, 수처리 등 1,400여개 친환경 기술 및 설비 기업들이 모여 있으며 특히 국내 태양광 모듈 생산량의 60%를 담당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화장품 관련 특허 제공과, 원료 검증 시스템, 제조 기술 등을 혁신센터를 통해 지원키로 했으며, LG화학 등 LG 계열사들은 충북 지역에 향후 3년간 총 1조6,000억원을 투자한다. 이 자금으로 LG화학 오창공장과 LG하우시스 청주공장의 생산·연구·개발 시설을 확대시켜 이 지역의 관련 산업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복안이다.

자금도 지원한다. LG그룹은 총 1,500억원의 펀드를 조성해 중소·벤처기업 지원에 나선다. 펀드는 LG, 충청북도, 금융위원회, 중소기업청 등이 공동으로 출자했으며, 바이오 전용펀드 100억원, 미래성장 펀드 300억원, 창조금융 펀드 150억원, 동반성장 펀드 450억원, 혁신기업 펀드 500억원 등으로 구성됐다.

LG그룹은 충북지역내 자생적 ‘스타 기업’ 육성에도 힘을 쏟을 방침이다. 특허를 개방, 제품 개발을 위한 관문을 넓혀 준 것도 이런 맥락과 일치한다. 이를 위해 LG그룹은 국토교통부 주관의 ‘제로에너지 하우스 실증단지’ 내에 최신 기술을 적용하고, 중소기업과 협업 모델로 구현한 ‘제로에너지 테스트하우스’를 건립해 제품, 건축, 설계 단계에서 표준화 작업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제로에너지 산업화도 주도할 예정이다.

LG그룹은 중소기업들에 대한 실무 지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특허도 제공하지만 기술에 대한 지식과 사업 경험이 있는 LG 직원들이 그룹 사내 포털인 ‘LG 라이프’에 제안하고 있는 상품 중에 중소기업에 적합한 아이템이 있으면 혁신센터 내 ‘아이디어 마켓’에 개방키로 했다. 이 아이디어로 제품 개발을 원하는 기업에겐 시제품 개발이나 사업화까지도 LG에서 지원할 계획이다.

이밖에 충북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선 경력 단절 여성 등 여성 인력의 경제활동 참여를 지원하는 ‘액티브 우먼 비즈니스 센터’를 운영한다. 이 센터는 충북내 여성 기관 및 단체들과 협력해 화장품 등 여성들의 참여도가 높은 산업 등에서 경력 단절 여성들의 취업을 돕는다.

아울러 여성들이 생활 속에서 발견한 어이디어를 창업까지 나설 수 있도록 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한다. 창업을 준비하는 여성들이 이 곳을 방문하면 사업 아이디어 구체화부터 기술교육 및 창업자금 준비 과정까지 한번에 지원 받을 수 있다. LG그룹 관계자는 “IP 중심의 창조경제 생태계를 조성해 특허 문제로 신기술이나 제품 개발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벤처기업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겠다”며 “충북 지역의 특화산업인 뷰티·바이오와 에너지 분야에서 스타 중소기업을 육성해 지역경제를 활성화 하는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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