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에 창조경제혁신센터
에너지·신소재·부품 교두보로
카자흐 발전소 공사 첫 수주도
두산그룹은 4월쯤 경남 창원시 의창구 소재 경남테크노파크 경남창원과학기술진흥원 건물에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를 연다.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 등 주력 계열사를 중심으로 중공업에 강한 두산그룹과 기계 및 중화학 산업 중심의 국가산업단지를 보유한 경상남도가 손을 잡은 것이다.
발전과 해수담수화 부문에서 앞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두산중공업은 새해 벽두부터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처음으로 카자흐스탄에서 발전소 공사를 수주하며 중앙아시아 발전 시장에 진출할 교두보를 마련한 것이다.
두산중공업은 카자흐스탄 서부 아티라우주(州) 경제특구에 들어서는 310MW급의 카라바탄(Karabatan) 복합화력발전소 수주 계약(3400억 원)을 체결했다. 설계부터 기자재 제작, 설치감리, 시운전에 이르는 과정을 일괄 수행하는 이른바 ‘EPCm’ 방식으로 2018년 2월까지 공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아티라우주 경제 특구에는 대규모 석유화학 단지가 단계적으로 조성될 예정인데, 카라바탄 복합화력 발전소는 이 화학단지에서 사용되는 전기와 증기를 공급하게 된다. 두산중공업은 “카자흐스탄을 포함한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2020년까지 23GW 규모의 발전소 건설을 계획하고 있는 상황이라, 카라바탄 발전소 수주가 중앙아시아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두산은 전통적 제조업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사업영역을 넓히는 혁신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1월 창원 본사에 ‘발전소 원격 관리 서비스 센터(RMSC)’를 개설한 데 이어 같은 해 4월에는 서울 사무소에 ‘소프트웨어 센터’를 열었다. 두 곳은 발전소 운영 관련 정보를 빅데이터로 저장하고 이를 토대로 발전소 이용률과 효율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시·공간 제약 없이 발전소 운전 상황을 실시간으로 원격 관리하는 RMSC는 고장 예측 분석 시스템, 이상 상태 조기 경보 시스템 등을 갖췄다. RMSC는 전용 통신망을 통해 발전소 중앙제어실의 핵심기기 운전 데이터를 실시간 수신하고, 문제가 발생할 경우 최적화된 솔루션을 곧바로 제공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 센터는 RMSC를 통해 들어온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축적해 발전소 설계 개선, 운전 효율 향상, 정비, 서비스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정보와 프로그램 등을 제공한다. 두산중공업은 두 센터의 역량과 세계적 경쟁력을 보유한 기존 발전설비 설계·제작·정비·서비스 사업 등을 연계함으로써 세계 발전 서비스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두산의 또 다른 강점은 바로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자랑하는 해수담수화 기술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의 97%가 바닷물이라는 점에서 해수담수화는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으로 꼽혀왔으며, 그 절박한 필요성은 담수화 기술이 발전하는 원동력이 됐다. 1978년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해수 담수화 플랜트를 해외(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한 것을 시작으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등 중동 전역에 30여 년간 총 27개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이들 프로젝트에서 생산되는 물은 하루 2,200만명이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640만톤 규모의 어마어마한 양이다. 두산중공업은 지금도 사우디 동부 라스 알 카이르 지역에서 17억6,000만달러 규모의 세계 최대 해수 담수화 플랜트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공사가 예정대로 올 연말 마무리되면 500㎞ 떨어진 수도 리야드까지 파이프로 담수를 보내 리야드 시민 350만명이 이용할 수 있다.
두산그룹은 발전과 해수담수화 플랜트 등의 경쟁을 바탕으로,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를 에너지와 신소재·부품을 중점적으로 키우는 ‘글로벌 에너지 및 메카트로닉스 허브’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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