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담당 고문 요한손 방한
친환경 소재 활용한 신제품 선봬
“H&M은 패스트 패션의 대명사가 아니다.”
스웨덴의 패션 명가 H&M에서 디자인 고문을 맡고 있는 앤 소피 요한손이 26일 한국을 찾았다. H&M은 기획, 디자인, 생산과 유통, 판매까지 한 회사가 모두 책임지는 제조유통일괄형(SPA) 의류 브랜드의 원조 기업이다. 특히 H&M은 최신 유행을 빠르게 반영한 제품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내놓으면서 ‘패스트 패션’을 전세계에 유행시켰다.
1987년 스웨덴 스톡홀름의 매장 판매사원으로 H&M에 입사한 요한손은 3년 후 디자이너로 발탁돼 오랜 경험을 쌓은 끝에 수석 디자이너를 거쳤고 현재는 200여명에 달하는 H&M의 디자이너 그룹을 총괄하고 있다.
요한손은 정작 패스트 패션이라는 용어에 거부감을 나타냈다. 이날 서울 청담동 H&M 쇼룸에서 페트병을 재활용한 재생 폴리에스터 등의 소재를 활용한 ‘컨셔스 컬렉션’ 신제품(4월16일 매장 출시)들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그는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야말로 패션의 미래와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요한손은 “면화가 몇 년 안에 고갈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패션업계 전반에 퍼져 있을 만큼 소비행위는 명백히 친환경과 상반되는 개념이다. 5년 전부터 정기적으로 친환경 소재 등을 활용한 컨셔스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지속가능성’을 모토로 내건 H&M의 컨셔스 컬렉션 출시는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은 친환경 제품을 선보이며 진화해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H&M 외에 리바이스, 베네통 등도 친환경 제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1990년대부터 전체 면 제품의 21.2%를 유기농이나 재활용 방식으로 생산된 면 소재로 소화하는 H&M은 2020년까지 면 제품 전체를 친환경 소재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요한손은 “최근에는 의식 있는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소비자가 늘어 지속가능 패션에 대한 고객 요구도 커지고 있다”며 “지난해 수거한 헌 옷이 전년의 두 배가 넘는 7,600톤에 달했다”고 말했다.
요한손의 이번 방한은 컨셔스 컬렉션 소개 외에도 최근 세계가 주목하는 패션 도시로 부상한 서울의 거리패션 점검 목적에서도 이뤄졌다. 그는 이날 유행의 거리인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등을 둘러본 뒤 일본으로 출국했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