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 중단 이어 골프 파문
"여론 악화로 내년 총선 빨간불"
새누리당 의원들이 ‘홍준표 변수’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홍준표 경남지사의 전격적인 무상급식 지원 중단에 대한 여론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남지역은 물론 수도권 의원들까지 비판여론의 여파가 내년 총선에까지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감추지 못하는 상황이다.
새누리당의 한 경기지역 의원은 26일 “요즘 지역주민들을 만나면 십중팔구는 홍 지사 얘기”라며 “무상급식을 완전히 중단하는 게 아니라고 해명하지만 많은 주민들은 여전히 혀를 찬다”고 답답해했다. 경남지역 출마를 준비중인 한 전직의원도 “30~40대 학부모들 만나기가 겁난다”면서 “‘새누리당 사람들은 다 먹고 살 만하니까 서민들의 어려움을 모른다’는 식으로 몰아붙이는데 참 난감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실제로 경남지역에선 홍 지사의 무상급식 지원 중단에 대한 비판이 행동으로 가시화하기 시작했다. 창원시ㆍ거제시ㆍ김해시ㆍ통영시ㆍ함안군ㆍ하동군 등 각지에서 학무모들이 등교시간에 맞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선 등교 거부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시민단체와 학부모모임 등은 도청 앞에서 홍 지사 규탄시위도 벌일 예정이다.
여론조사 결과도 새누리당을 난감하게 하고 있다. TNS가 22~23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홍 지사의 무상급식 중단에 대해 찬반 여론을 물은 여론조사(유무선 전화,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결과, 반대가 50.7%로 찬성(찬성 47.3%)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대여론은 특히 2040세대에서 컸는데, 20대와 30대는 각각 59.4%, 61.0%였고, 40대는 63.9%나 됐다. 앞서 지난 17~19일 한국갤럽 조사(전화조사원 인터뷰,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37%가 ‘잘못한 일’, 49%가 ‘잘한 일’이라고 답했던 것과 비교하면 며칠 새 반대여론이 13%포인트 이상 급증했다.
정치권에선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홍 지사의 면담 이후 무상급식 문제가 전국적인 쟁점이 되어가는 상황에서 홍 지사의 해외골프 논란이 불거지면서 비판여론에 가속도가 붙었다는 해석이 많다. 경남지역 한 의원은 “오죽하면 김해시의회가 무상급식 중단 조례안 심사를 보류하고 도당위원장인 강기윤 의원이 홍 지사의 골프 논란을 공개적으로 비판했겠느냐”면서 “홍 지사의 대권욕 때문에 벌써부터 내년 총선에 적신호가 켜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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