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수도관서 환경호르몬 검출
환경부 관리 기준조차 없어
감사원 환경부 기관운영감사 결과 발표
일부 노후 수도관에서 다량의 환경호르몬이 검출됐는데도 환경부는 이에 대한 안전 기준조차 세우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지난해 9~10월 환경부 기관운영감사 결과 이 같은 안전 관리상의 문제점들을 적발하고 관련 대책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고 26일 밝혔다.
감사원이 같은 기간 액상 에폭시 도장 수도용 배관을 대상으로 유해물질인 비스페놀-A의 용출 여부를 조사한 결과 노후된 배관의 경우 미국 허용기준보다 2.6배까지 검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에폭시도장 배관은 국내 전체 수도용 배관의 3.1%(2012년 기준)를 차지한다.
환경호르몬의 일종인 비스페놀-A는 1950년대부터 플라스틱제품에 널리 사용된 화학물질로 내분비계 기능을 방해하거나 혼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미국, 독일 등은 이를 위생안전기준에 포함해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환경부는 수도용 자재 및 제품에서 검출될 수 있는 유해물질 44개의 허용치를 정한 위생안전기준 대상에서 비스페놀-A를 포함시키지 않아 용출 여부 등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조차 시행되고 있지 않은 상태다.
어린이제품에 대한 관련기관의 안전 관리도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기술표준원은 2013년 1월 환경부로부터 학용품과 생활용품 등 210개 어린이 제품에서 납, 카드뮴, 니켈 등 중금속이 검출됐다는 통보받고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제품에서는 안전관리기준보다 니켈이 최대 2만9682배까지 검출됐다.
그러나 국가기술표준원은 제조업자 정보가 없다는 이유로 이를 방치하다 같은 해 8월 환경부로부터 재차 80개 제품이 시중에 유통 중이라는 공문을 받은 이후에야 80개 제품만 조사한 뒤 9개 제품에 대해 수거작업에 들어갔다. 그나마도 유통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제품 등 74개 제품에 대해서는 수거에 나서지 않았고 시스템에 등록조차 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감사원은 환경부 장관에게 어린이 위해 물질에 대한 사용 및 판매를 금지하는 고시를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m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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