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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50% 점유율 붕괴… 이통 유효경쟁 흔들?

입력
2015.03.2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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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미사용 선불폰 직권해지

13년 만에 49.6%로 떨어져

SKT "망접속료·주파수 배정 등, 정부 이통정책 재논의 필요성"

KT·LG유플러스 "일시적인 현상, 시장지배력 약해진 건 아니다"

25일 시민들이 서울의 한 SK텔레콤 대리점 앞을 지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시장점유율이 13년 만에 50% 밑으로 떨어졌다. 연합뉴스
25일 시민들이 서울의 한 SK텔레콤 대리점 앞을 지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시장점유율이 13년 만에 50% 밑으로 떨어졌다. 연합뉴스

13년간 흔들리지 않던 이동통신 1위업체 SK텔레콤의 50% 시장점유율이 무너졌다. 이에 따라 정부가 굳건하게 지켜온 이동통신정책인 ‘유효경쟁정책’도 흔들리게 됐다. 유효경쟁정책이란 정부가 이동통신시장의 경쟁을 활성화하기 위해 시장지배적 사업자보다 열세인 후발 이동통신업체들에게 편의를 베풀던 통신정책이다.

25일 미래창조과학부가 집계한 지난달 무선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SK텔레콤의 가입자는 가상이동통신망(MVNO) 업체인 알뜰폰을 포함해 총 2,835만6,564명으로, 지난달보다 36만여명이 줄었다. 그 바람에 SK텔레콤의 시장 점유율은 50.01%에서 1.27% 떨어진 49.6%를 기록했다. SK텔레콤의 시장점유율이 50%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02년 신세기통신을 인수한 이후 처음이다.

SK텔레콤은 가입자 거품이 빠지면서 시장점유율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지난 6개월간 전국 유통망에 대한 강도 높은 특별점검을 실시해 장기 미사용 선불 휴대폰 등 45만개의 이동통신번호를 직권 해지해 가입자 수가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대신 KT와 LG유플러스의 시장점유율이 각각 올랐다. 지난달 KT는 1,743만2,306명으로30.49%, LG유플러스는 1,138만1,348명으로 19.90% 점유율을 각각 확보했다. 전달 대비 KT 는 0.21%, LG유플러스는 0.19%포인트 올랐다.

SK텔레콤의 시장 점유율이 중요한 이유는 정부의 이동통신 정책의 기본 잣대가 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부는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SK텔레콤의 점유율을 근거로 3위 업체인 LG유플러스가 시장에서 살아 남을 수 있도록 유효경쟁정책을 유지해 왔다. 즉, 다른 이동통신업체의 망을 이용하게 되는 망 접속료와 주파수 배정, 통신요금 인가제 등에 유효경쟁정책이 적용됐다. 사실상 알게 모르게 이동통신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이 통신요금에 영향을 미친 셈이다.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이동통신시장은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가 각각 5 대 3 대 2의 구도로 경쟁을 벌이는 환경이 오랫동안 조성됐다.

하지만 SK텔레콤의 시장 점유율이 50% 밑으로 떨어지면서 유효경쟁정책도 재검토 해야 되는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흘러 나오고 있다. 당연히 업체별로 의견이 갈린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더 이상 SK텔레콤이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업체가 아닌 만큼 유효경쟁정책을 다시 고민해 봐야 된다”며 “경쟁 활성화 차원에서도 유효경쟁정책을 유지하는게 맞는 지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KT와 LG유플러스의 입장은 다르다. KT 관계자는 “SK텔레콤의 시장 점유율이 떨어진 것은 경쟁사에 가입자를 빼앗긴 것이 아니기 때문에 SK텔레콤의 시장지배력이 약해졌다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도 “SK텔레콤의 시장점유율이 50%에서 떨어진 것이 앞으로 지속될 지, 일시적 현상일 지 지켜봐야 한다”며 “유효경쟁정책에 대한 재논의 언급은 성급하다”고 주장했다.

주무부처인 미래부 역시 유효경쟁정책을 재검토 하는 것은 시기상조란 입장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SK텔레콤의 시장점유율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한 달 동안 수치로 SK텔레콤의 시장지배력이 약해졌다고 볼 수는 없다”며 “지속된다면 모르지만 아직까지 유효경쟁정책을 재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SK텔레콤 가입자가 줄어들면서 지난달 전체 이통서비스 가입자 수도 전달 대비 26만3,160명 줄어든 5,717만218명으로 집계됐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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