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활성화… 필요성 절감
포항운하 부지 등은 투자자 외면
어렵게 유치한 복합상가호텔도
대형마트 불허에 투자자 '몽니'
관광산업을 새로운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포항시가 특급호텔 유치에 사활을 걸고 나섰지만 의도대로 풀리지 않아 애를 태우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유치한 두호동 복합상가호텔은 사업시행자의 몽니 등으로 불투명해졌고, 다른 지역도 선뜻 나서는 사업자가 없기 때문이다.
포항시에 따르면 포항에는 7개 관광호텔이 400여개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특 2급인 필로스호텔(131실)을 제외하면 객실 50개 이하의 중ㆍ소 규모다. 필로스호텔도 지난 1992년 개관해 시설이 낡았고, 위치가 좋지 않아 주인이 몇 차례나 바뀔 정도여서 포항에는 제대로 된 호텔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포항시는 대형 국제행사 유치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외자 유치를 위해 초청한 외국계회사 임원 숙소도 포항이 아닌 경주 보문단지 호텔로 잡아야 하는 실정이다.
포스코 영빈관을 개조한 호텔인 영일대호텔 장덕호 대표는 “영일대호텔의 시설이나 서비스는 특급이지만 객실이 28개밖에 되지 않아 한계를 느낀다”며 “관광산업과 지역경제활성화 차원에서 제대로 된 특급호텔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포항시도 특급호텔 유치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오래 전부터 사활을 걸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 영일대해수욕장 인근 2만6000여㎡, 포항운하 배후지 8,365㎡ 등 대형호텔부지를 마련했지만 원매자가 없어 LH의 부지매각만 어렵게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민간 시행사가 송도해수욕장 짓겠다고 한 특급호텔도 감감무소식이다.
일부 업자들은 잿밥에만 눈독을 들이는 경우도 있다. 환호해맞이공원 인근에 유치를 추진한 호텔도 관심을 보였던 대구지역 모 호텔이 골프장을 먼저 짓게 해 달라고 해 무산됐다.
특히 영일대해수욕장 인근에 공사중인 두호동 복합상가호텔도 당초에는 지하5층, 지상 31층 208실의 특급호텔을 짓기로 한 것이었다. 이 때문에 포항시는 사업부지 내 도시계획도로까지 폐도 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사업시행자가 바뀌자 배(호텔, 2만4,590㎡)보다 배꼽(판매시설, 4만6,926㎡)이 거의 2배나 된다. 포항시가 주변 상가 등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대형마트 입점을 불허하자 이젠 사업자가 호텔 운영을 포기할 수도 있다며 포항시를 압박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특급호텔 유치에 목을 맨 포항시의 절박함을 노려 투자자들이 과도한 요구를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국내 유명 레저 기업과 특급호텔 사업을 논의하고 있다”며 “KTX 개통으로 관광객 증가가 예상되고 사업성도 개선될 것으로 보여 유명 호텔업계의 관심도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정혜기자 kj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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