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통으로 입원 27만명 해마다 증가, 30대 남성·50대여성 환자 많아
외래 질병은 급성 기관지염 1위, 황사 인한 미세먼지와 연관 지적
서울 구로동에 거주하는 주부 이영희(55)씨는 지난해 잦은 요통으로 고생하다 병원을 찾아 추간판 장애(허리디스크) 진단을 받았다.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빨래를 널기 위해 허리를 구부렸다 펼 때 느꼈던 통증이 일상 생활조차 힘들 정도로 심각해졌다. 3~4개월간 약물ㆍ물리 치료와 운동을 병행해 통증이 호전됐지만 얼마 뒤 다시 탈이 났다. 이씨는 결국 병원에 입원해 디스크 치료를 위한 미세현미경수액제거술을 받았다.
지난해 입원 진료가 가장 많은 질병은 허리 디스크로 나타났다. 외래 진료인원이 가장 많은 질병은 감기 등 급성 기관지염이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심사결정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허리 디스크 입원 환자가 27만9,000여명으로 입원 요인 1위를 차지했다고 25일 밝혔다. 2013년(23만7,000여명)에 비해 17.9%나 증가한 것이다.
허리 디스크는 2010년만 해도 입원 환자 수(16만1,000여명)가 7위였으나, 연평균 14.7%의 큰 증가세를 보이며 5년 사이 최다 입원 질병이 됐다. 특히 30대 남성과 50대 여성의 발병이 많았다. 30대 남성과 50대 여성의 디스크 진료인원은 각각 3만6,000여명과 4만3,000여명으로, 5년 전보다 각각 73.1%, 102.4%나 늘었다.
심평원은 활동량이 많은 30대 남자의 경우 빈번한 외상 노출, 50대 여성은 노화로 인한 연골이나 퇴행성 디스크 수술 증가를 원인으로 꼽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장호열 신경외과 교수는 “50대 여성은 폐경 이후 여성호르몬 감소로 골밀도와 근육량이 줄면서 디스크가 받는 하중이 더 심해져 요추간판 노화(약화) 증상이 요추간판 탈출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 환자수가 부쩍 늘어난 원인으로는 최근 2박 3일 정도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는 비수술적 요법이 각광을 받고 있는 상황과 관련 있다고 덧붙였다. 구로예스병원 차기용 원장은 “30대 남성들은 운동량이나 노동 강도가 비교적 셀뿐 아니라 장시간 컴퓨터 앞에 앉아 일하기 때문에 허리에 가해지는 압력이 크다”며 “운동부족과 이에 따른 복부비만, 흡연 등도 허리디스크를 악화시키는 원인”이라고 말했다.
두번째로 입원 진료가 많은 질병은 폐렴(26만6,000여명)이었고, 노년성 백내장(25만1,000여명), 위장염 및 결장염(22만2,000여명), 치핵(19만5,000여명) 등이 뒤를 이었다.
외래 진료인원이 가장 많은 질병은 감기 등 급성 기관지염이었는데, 지난해 1,508만4,000여명이 병원 진료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급성 기관지염은 2010년 이후 줄곧 1위를 달렸는데, 진료인원은 5년 사이 22.8%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황사로 인해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진 것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심평원은 급성 기관지염 환자는 주로 3, 4월에 많이 발생해 8월까지 감소하다 이후 다시 증가하는 추세로, 최근 5년간 4월 평균 진료인원이 290만여명으로 가장 많다고 설명했다.
2013년 스케일링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 확대로 매년 20% 이상 큰 증가세를 보인 치은염 및 치주질환 진료인원은 1,289만6,000여명으로 두번째로 많았다. 이어 급성 편도염(692만5,000여명), 상기도(비강ㆍ인두ㆍ후두 등) 감염(692만5,000여명), 비염(656만2,000여명) 등이 뒤를 이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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