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명 일하는 핀란드 슈퍼셀
작품성에 마케팅 더해 유명세
노키아 뛰어 넘어 국가대표 등극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꼽히는 핀란드의 게임업체 슈퍼셀이 모바일 게임으로 지난해 2조원대 매출을 거두는 대박을 터뜨렸다. 헬싱키 본사를 포함해 서울, 미국 샌프란시스코, 일본 도쿄에 근무하는 전 직원이 155명에 불과해, 직원 한 명당 무려 120억원을 벌어들인 셈이다.
24일 관련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슈퍼셀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매출 약 1조8,713억원(17억달러), 영업이익 6,226억원(5억6,5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약 300%, 영업이익은 약 200% 급증했다.
슈퍼셀 실적이 전세계 게임업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클래시 오브 클랜’(COC) 등 3, 4개의 모바일게임만으로 이뤄낸 성과이기 때문이다. COC는 다른 사람의 영토를 공격해 자원을 빼앗는 사회관계형게임(SNG)이다.
앱 분석 전문기업 앱애니 집계에 따르면, COC는 지난해 전세계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렸다. 그 덕에 슈퍼셀 역시 모바일용 소프트웨어(앱) 등록자 가운데 최고 매출을 올린 업체가 됐다. 2위는 ‘캔디 크러시 사가’로 유명한 스웨덴의 킹이다. 북유럽의 두 회사가 나란히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1, 2위를 차지하는 이색 기록도 수립한 것이다.
COC의 선풍적 인기는 국내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COC는 지난해 10월 외산 모바일게임으로는 처음으로 앱 장터 구글플레이에서 매출 1위에 오른 이후 현재까지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슈퍼셀은 애플 앱스토어 등 앱 장터에서 게임을 무료로 제공하는 대신 게임 아이템을 유료로 판매하는 방식(부분 유료화)으로 수익을 올린다. 해외 시장 진출시 막대한 마케팅비를 들여 초반에 인지도를 높이는 전략을 쓰는데,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지출한 마케팅비만 4,848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도 TV와 가두광고 등에 수백억원을 퍼붓는 공격적 마케팅으로 유명세를 탔다. 여기에는 일단 이름만 알리면 성공할 수 있다는 슈퍼셀 특유의 자신감이 깔려있다.
이처럼 잘 만든 게임 한 편으로 슈퍼셀은 무너진 휴대폰 업체 노키아를 대신해 2010년 설립 5년 만에 핀란드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등극했다. 업계 관계자는 “PC에서 모바일로 게임 이용 환경이 바뀌면서 게임의 수명이 짧아지고 개발업체가 성공하기 어려워졌다”며 “하지만 슈퍼셀은 작품성만 뛰어나다면 얼마든지 그런 환경을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이서희기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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