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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표 예능… 더 힘 못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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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표 예능… 더 힘 못쓰나

입력
2015.03.25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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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 후 2년간 맡는 프로마다 폐지 굴욕… 100회 맞은 '예체능' 시청률 4~5%대

리더 한명이 끌고 가는 예능 한물 가… '인간 강호동' 보여주는 노력 필요

한때 국민MC로 명성을 날리던 강호동이 위태롭다. 그는 25일 KBS2 ‘우리동네 예체능’ 100회 특집 간담회에서 활짝 웃으며 포즈를 취했지만 KBS2 ‘투명인간’의 폐지를 앞두고 있다. KBS 제공
한때 국민MC로 명성을 날리던 강호동이 위태롭다. 그는 25일 KBS2 ‘우리동네 예체능’ 100회 특집 간담회에서 활짝 웃으며 포즈를 취했지만 KBS2 ‘투명인간’의 폐지를 앞두고 있다. KBS 제공

“위기론이라는 글자만으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메인을 장식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그만큼 강력한 방송인이 바로 강호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개그맨 정형돈이 위기에 빠진 선배 강호동(46)에 대해 한 마디 거들었다. 25일 서울 여의도동 KBS본관에서 열린 KBS2 ‘우리동네 예체능’(이하 예체능)의 100회 기자간담회는 ‘예체능’ 멤버인 정형돈의 말에서 엿볼 수 있듯 축하가 오가기보다는 다소 가라앉았다. 현재 4~5%대의 시청률로 아슬아슬하게 버티는 ‘예체능’과 4월 1일 방송을 끝으로 3개월 만에 폐지가 결정된 KBS2 ‘투명인간’(시청률 2%대)의 상황이 맞물리면서 두 프로그램의 메인 MC인 강호동에게 모든 시선이 쏠렸다. 강호동의 영향력이야 두 말 하면 잔소리지만, 2년 전부터 수면 위에 오른 ‘강호동 위기론’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걸 보면 결코 가벼워 보이지는 않는다.

강호동은 “프로그램이 성장하고 꽃을 피우면 생명을 다해 없어지기도 한다”며 담담하게 말했지만 내심 여러 생각이 교차하는 듯했다. “지금까지 방송 활동을 하면서 능력에 비해 과분한 사랑과 과대한 평가를 받을 때도 있었고, 혼신을 다해 최선을 다한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외면을 받을 때도 있었다”는 말에는 아쉬움이 드러났다. 그는 “케이블 방송이나 종편에 (출연 여부에 대한) 특별한 기준을 두고 있는 건 아니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나면 도전하고 싶다”며 최근의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다음주 방송을 끝으로 폐지되는 KBS2 '투명인간'. KBS 제공
다음주 방송을 끝으로 폐지되는 KBS2 '투명인간'. KBS 제공

강호동은 2011년 세금탈루 논란으로 잠정 은퇴를 선언, 1년2개월 여의 공백기를 갖고 복귀했지만 지금까지 이전만큼의 영향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지난 2년 새 잇따라 프로그램이 폐지되는 굴욕을 맛보고 있는 중이다. 그가 복귀한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는 9개월만에 폐지됐고, 이후 MBC ‘별바라기’(2013), SBS ‘일요일이 좋다-맨발의 친구들’(2013), KBS2 ‘달빛프린스’(2014), KBS2 ‘투명인간’까지 줄줄이 프로그램 자체가 없어졌다. ‘예체능’도 지난해부터 폐지론이 제기됐던 터라 강호동의 외줄타기는 위태로워 보이기에 충분하다. “아직도 그의 이름을 내건 프로그램이 전파를 타고 있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말하는 방송관계자들도 꽤 있다.

각 방송사마다 개편 때면 섭외 1순위였던 그가 하향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달라지는 예능판도를 대변한다. ‘별바라기’와 ‘맨발의 친구들’, ‘달빛프린스’는 모두 강호동 중심의 토크쇼 컨셉트였다. 하지만 토크쇼와 리얼 버라이어티가 저물고 관찰예능이 대세가 되는 트렌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선택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tvN ‘삼시세끼’와 ‘꽃보다 할배’, KBS2 ‘해피선데이’의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인기는 강호동식 예능과는 거리가 멀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강한 리더 한 명으로 좌지우지되는 예능 환경이 아니다”며 “시행착오를 겪은 강호동이 이제는 강력한 카리스마 MC가 아닌 그만의 장점인 활력과 에너지를 활용할 만한 프로그램을 찾아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석이나 김구라처럼 자신을 낮추는 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유재석은 일반인들이 그의 행적을 SNS에 수시로 올릴 정도로 예능과 사생활을 한 눈에 볼 수 있고, 김구라는 자신의 과오나 집안 일 등을 언론을 통해 솔직하게 공개해 대중과의 거리를 좁히고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주인공으로 중심에 서는 자리를 피하고 인간 강호동을 보여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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