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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새 '미호' 귀소… 복원 사업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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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새 '미호' 귀소… 복원 사업 청신호

입력
2015.03.25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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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사육장 탈출 뒤 미호천 출현

야생 황새 더불어 월동 능력 재확인

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 "텃새 적응"

9월 예산서 10여마리 자연방사 추진

황새 미호가 진천군 문백면 미호천을 여유롭게 거닐고 있다. 다리에 매단 하얀 인식표가 선명하다. 미호의 인식번호는 B49. 사진은 지역 주민이 23일 촬영해 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에 제공했다.
황새 미호가 진천군 문백면 미호천을 여유롭게 거닐고 있다. 다리에 매단 하얀 인식표가 선명하다. 미호의 인식번호는 B49. 사진은 지역 주민이 23일 촬영해 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에 제공했다.

1년 전 한국교원대 황새공원을 탈출한 황새 ‘미호’가 최근 고향인 미호천 일대로 돌아와 서식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육장에서 자란 황새의 야생 적응과 귀소 본능이 확인되면서 국내 황새 복원 사업에 청신호가 켜졌다.

25일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원장 박시룡 교수)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교내 황새사육장을 탈출했던 미호를 지난 23일 진천군 문백면 농다리 인근 미호천에서 발견했다. 지역 주민들은 최근 이곳에서 미호가 사냥하거나 한가롭게 노니는 모습을 종종 목격했다고 전했다.

앞서 미호는 지난달 14, 15일 이틀 연속 청주 미호천 일대에서 발견됐다. 이어 일주일 뒤인 21일에는 충남 서산 천수만에 나타났다.

황새생태연구원은 미호가 사육장 탈출 후 처음 발견됐던 남해안 지역에서 겨울을 난 뒤 봄이 되자 청주로 돌아온 것으로 보고 있다. 귀소본능에 따라 고향으로 돌아와 광범위하게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윤종민 연구원은 “한 번도 야생에 나간 적 없는 미호가 제 힘으로 야생 황새들과 함께 월동을 한 뒤 귀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황새가 텃새로서 적응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미호의 귀소 본능과 이동 경로가 파악되면서 황새복원 사업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미호를 통해 서식지 환경을 분석하고 야생에서 황새가 적응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황새생태연구원은 우선 미호가 안전하게 먹이사냥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황새공원 주변 미호천에 생태 습지를 조성할 참이다. 또한 주변의 농경지도 친환경 지대로 바꿀 계획이다. 생태하천 복원을 위해 지자체와 관계 기관이 나서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미호는 생후 1년을 갓 넘긴 작년 4월 사육사가 다리의 인식표를 교체하는 틈을 타 황새공원을 탈출했다. 탈출 당시 다리에 상처를 입은데다 야생에 적응한 적이 없는 점으로 미뤄 연구원은 미호가 숨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7개월 후인 11월 경남 하동군의 농경지에서 건강한 모습으로 발견돼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후 교원대는 미호가 고향으로 돌아오길 기대하며 황새공원 안에 둥지탑을 세우기도 했다.

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은 국내에서 멸종된 황새를 되살리기 위해 1996년부터 교내에 황새공원을 만들고 복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현재 157마리의 황새를 사육중이다. 연구원은 문화재청이 황새생태마을로 조성한 충남 예산군 광시면 지역에서 오는 9월쯤 10~12마리의 황새를 자연에 풀어놓을 계획이다. 황새를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일은 2019년까지 진행된다.

한덕동기자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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