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평화유지군이 저지르는 성폭력이 위험수준이라 경고하는 유엔 내부문건이 공개됐다.
24일 가디언에 따르면, 유엔은 이 내부문건에서 성폭력이 평화유지군 활동에 “가장 중요한 위험요소”라고 지적하고 있는데, 특히 유엔 평화유지군이 저지른 전체 성폭력 사건 중 85%(51건)이 콩고 아이티 라이베리아 남수단에 집중돼 있다. 특히 그 중 30%(18건)은 미성년자에 대한 성폭력이라고 해당국가 정부가 밝히고 있다.
급기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2013년 연설에서 “유엔은 성폭력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모르고 있다”고 질책하고 나섰다. 보고서는 “유엔 인사책임자들은 의혹 수준인 사건들은 물론 분명해 보이는 사건들도 묵살하고 축소 보고 하고 있다”며 집계된 공식수치가 축소된 것일 가능성인 높다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평화유지군 사이에서 성폭력이 제대로 처벌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로사 프리먼 버밍엄대 법학박사는 유엔이 이 보고서를 외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보고서는 유엔 내에서 평화유지군의 남용을 감지할 목적으로 내부 회람용 문건으로 작성되었지만, 비정부기구(NGO) ‘에이즈 없는 세상’을 통해 유출되었다.
유엔 관계자는 연구 결과가 은폐되고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 가디언 측에 “해당 보고서는 처음부터 공개할 목적으로 작성되지 않은 내부 문서이다, 사무총장이 거듭 말한 대로 유엔 인력이 성폭력 사건에 개입되는 일을 중요한 문제로 여긴다”고 말했다.
유엔 평화유지군이 자행하는 성폭력에 대한 논란은 과거에도 있었다. 2006년 라이베리아와 아이티에서는 파견 나온 평화유지군이 식량 제공에 대한 보답으로 소녀들에게 성적인 봉사를 강요했다고 지적이 제기됐었고, 2008년 ‘세이브 더 칠드런’ 연구진은 남수단 코트디부아르 아이티에파견된 유엔 평화유지군이 최하 13세의 어린아이에게까지 성폭력을 가했음을 폭로하기도 했다.
파울라 도노반 ‘에이즈 없는 세상’ 공동 책임자는 “많은 사람들이 유엔 평화유지군을 통해 유엔에 대한 첫인상을 받으므로, 평화유지군 인력이 약자에 대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유엔의 명성에 대단히 해로운 일”이라며 사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박병준 인턴기자(서강대 정치외교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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