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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가 개악한 음성 원통산 지명 바꾼다

입력
2015.03.25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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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가 개악한 음성 원통산 지명 바꾼다

옛 지명 圓通山으로 개명 추진

충북 음성군 감곡면 주민들이 일제에 의해 개악된 이 지역의 원통산 한자 명칭을 되찾겠다고 나섰다.

25일 감곡면 주민들에 따르면 현재 쓰는 ‘원통산(怨慟山)’의 한자 이름은 원망하다는 뜻의 ‘怨(원)’과 서럽게 운다는 의미의 ‘慟(통)’으로 돼 있어 지역을 대표하는 산의 이름으로 적절하지 않다.

또한 이 한자 명칭은 어떤 유래나 문헌적인 근거도 없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신라시대부터 이 산의 한자 명칭이 ‘圓通山’으로 쓰였으나 일본 강점기에 일제가 민족정기를 말살하고 패배의식을 고착시키려고 ‘怨慟山’으로 바꾼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조선환여승람에는 신라시대 명필가 김생이 圓通山에서 글씨 공부를 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1768년 조선 영조 때 발간한 음성읍지와 1861년 철종 때 발간한 대동지지에도 圓通山으로 명명돼 있다.

이에 따라 감곡면내 기관·사회단체협의회, 이장협의회, 노인회, 주민자치위원회, 유도회 등은 주민의 의견을 수렴해 한자 명칭을 圓通山으로 바꾸기로 했다.

이 명칭의 ‘圓(원)’은 ‘원만하다’, ‘둥글다’는 의미이고, ‘通(통)’은 ‘통하다’의 뜻이다.

감곡면은 조만간 주민들로부터 한자 명칭 변경 건의서에 대한 서명을 받은 뒤 음성군에 명칭 변경을 요청할 계획이다.

구자평 감곡면장은 “옛 한자 명칭은 품이 넓은 지역 명산의 지명으로 적합하다”며 “명칭 변경이 감곡면 발전의 새로운 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감곡 원통산은 차령산맥 본줄기에 자리한 산으로 정상의 높이는 해발 657m이다. 감곡복숭아 축제 때는 이 산에서 등반대회가 열린다.

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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