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사단장 성추행 사건 2심 판결 결과는?

"충성! 공정한 재판을 받고 싶습니다."

'전 17사단장 성추행사건'이 전 17사단장(C소장)과 군 검찰간의 진실게임 양상으로 전개돼 2심 결과가 주목된다. 2심 선고 공판은 30일 오후 내려진다.

군사재판 1심에서 징역 6개월 실형을 선고 받은 C소장은 결백을 주장하며 원대복귀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1심 재판이 불공정하게 진행됐다는 게 요점이다.

C소장의 변론을 맞고 있는 법무법인‘소망’의 오승원 변호사는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판결이다. 재판에서 질 수 없다. 그만큼 1심 재판에서 불공정했다"고 주장했다. 전 17사단장 성추행 사건은 C소장이 A하사를 수 차례 껴안고 볼에 뽀뽀 했다는 A하사의 신고로 불거졌다.

본지가 '전17사단장 성추행사건'의 핵심을 짚어봤다.

▲1심 판결에 대한 양측 입장

현재 구속돼 있는 C소장 측은 1심 재판을 인권유린과 불공정한 재판이라고 규정한다.

오변호사는 "1심 재판이 법 적용이 잘못됐다. 허그와 껴안기는 다르다. 성추행을 하려 했으면 팔이 어깨 아래로 내려가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며 "박근혜 대통령도 어린 남자 사병들과 허그를 한다. 이것도 성추행인가"라며 반문한다. 또 "C소장이 볼에 뽀뽀한 사실이 없다고 하자 군 검찰은 죄를 뉘우치지 않는다고 압박했다. 거짓말 탐지기 심문 요청도 묵살됐다. 변호사의 도움도 받지 못했다. 사실관계 보다는 저인망식 무리한 끼워 맞추기 수사였다"고 말했다. 입맞춤 관련한 공방에서 피고측은 허그하는 과정에서 잠깐 스친 것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또 면담은 사적 호출이 아닌 공식 절차를 거친 면담이었다며 증거를 제시했다. 반면 1심 군사재판 판결문에서는 A하사의 진술이 더욱더 신빙서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A하사는 1심 군사재판 판결(2014년 12월30일)이 있기 전인 2014년 12월 13일 C소장 측과 합의했고 처벌을 원치 않는다며 고소를 취하했다.

▲군이 배신했나

C소장 측은 군에 대한 원망을 지울 수 없다. C소장측 관계자는 "긴급 체포는 사실이 아니다. 처음에는 계룡대에 와서 간단히 해명하라고 해서 간 것이다. 그리고 한 시간 만에 구속됐다"며 "처음 우리는 진실을 알리기 위해 적극 대응하려고 했다. 그때 군에서는 '소나기만 피하면 된다. 대응하지 말라'고 했다. 군에 대한 충성이라 생각해서 모든 인터뷰를 거부했다. 이후 실형 판결이 난 후에는 말이 달라졌다. 이미 뉴스가 나가서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현재 C소장은 혈뇨와 체중 감소 등으로 건강이 좋지 않아 병 보석을 원하고 있으나 군사법원은 허락 하지 않고 있다.

C소장측은 해명을 위한 조사기록 열람부터 긴급체포까지 1시간, 게다가 확정되지 않은 의심을 확정사실로 보도 된 과정이 대단히 기술적이라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후 대응을 만류하고 병보석까지 허가하지 않는 것을 의혹의 시선으로 보고 있다.

▲2심 변수, 과거 상처로 예민했다.

2심 군재판부는 1심 군재판부와 달리 비교적 정상적으로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 또 1심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 증거들과 소견들을 모두 수용하고 있다. 덕분에 판결에 영향을 미칠 변수가 상당히 많아졌다. 특히 피해자인 A하사가 탄원서를 새롭게 제출했다. 탄원서에서 A하사는 "과거의 상처(이전 D상사 성추행 사건)가 남아있어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불안을 느꼈던 것 같다"며 "법정에서 진술하게 되었을 때 낯선 환경에 왠지 모를 압박감이 더해져 감정이 많이 실렸다"고 적고 있다.

또 C소장과 A하사와의 문자메시지에 대한 새로운 정신과 전문의의 분석이 추가 됐다. 정신과 전문의 B씨는 "문자메시지 내용으로는 피고인이 A하사를 추행한 정황이 추정되지 않는다. A하사의 행태는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환자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다"고 밝혔다. 또 다른 정신과 전문의는 "성추행 사건이 발생한지 두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가해자에게 감사 취지를 담은 메시지를 보낸다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며 "통상적으로 공포감이나 수치심을 곧바로 드러내는 것과는 다르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채준기자 doorian@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