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을 앞두고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은 크게 요동쳤다. 총 19명의 선수가 FA 계약을하며 총액 기준 역대 최고액(총 720억6,000만원)의 ‘돈 잔치’가 벌어졌다. 이달 초 메이저리그 도전 꿈을 접고 친정 팀 KIA로 유턴한 윤석민(29)이 4년 총액 90억원에 계약하면서 700억원대를 찍었다.
귀하신 몸들이 된 선수들은 이제 ‘돈값’을 해야 할 때가 왔다. 이들을 향한 구단과 팬들의 기대치도 크다.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단 한 차례도 서지 못한 채 돌아선 윤석민은 실패를 경험하고도 역대 FA 최고액의 대우를 받았다.
4년 90억원이면 연간 22억5,000만원을 받는 천문학적인 액수다. 오른손 최고 에이스로 군림했던 윤석민은 거품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각오를 단단히 품고 있다. 아직 선발과 마무리를 두고 보직이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 윤석민은 “개인이 아닌 팀을 위해 왔다”며 “어느 위치든 결정에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겨울 SK와 4년간 86억원 대박을 터뜨린 최정(28)도 기대를 모은다. 지난해 각종 부상 탓에 82경기 출전에 그쳤음에도 초대형 계약을 성사시킨 최정은 건강을 되찾는다면 여전히 위력적인 선수로 꼽힌다. 나이 역시 한창 전성기를 누릴 20대 후반이다. 시범경기에서는 허리와 손목이 좋지 않아 5경기밖에 소화하지 못했지만 여전히 그를 향한 팀의 믿음은 확고하다.
4년 84억원에 두산 유니폼을 입은 왼손 투수 장원준(30)과 4년 80억원에 삼성과 재계약 한 오른손 투수 윤성환(34)이 꾸준한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 있게 지켜보는 팬들이 많다. 중간 투수로 4년 65억원에 삼성과 재계약 도장을 찍은 안지만(31), 김성근(73) 한화 감독의 부름을 받은 FA 투수 삼총사 송은범(4년 34억원), 권혁(4년 32억원), 배영수(3년 21억5,000만원)의 활약 여부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FA 계약자는 아니지만 연봉으로 자존심을 세운 이들도 관심을 모은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모색하다가 국내에 잔류한 두 명의 왼손 에이스 김광현(27ㆍSK)과 양현종(27ㆍKIA)은 각각 6억원, 4억원을 올해 연봉으로 받는다. 김광현은 지난해보다 3억3,000만원이 올라 비FA 선수 가운데 최고 인상 금액을 기록했다. 양현종의 인상률은 무려 233.3%였다. 기존 1억2,000만원에서 4억원으로 껑충 뛰어 올랐다. 둘 모두 상처 입은 자존심을 회복하고자 벼르고 있어 주목된다.
FA 광풍과 함께 몸값이 치솟은 외국인 선수들도 자기 몫을 해낼지 궁금하다. 31명의 외국인 선수 중 최고 몸값은 5년 연속 두산의 개막전 선발로 낙점된 더스틴 니퍼트(34)로 150만달러(16억5,000만원)를 받는다. 지난해 NC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큰 힘을 보탠 투수 찰리 쉬렉(30)과 에릭 테임즈(29)는 니퍼트 다음으로 많은 100만달러(11억원)에 재계약했다. 새 외국인선수 중 최고 몸값은 LG 내야수 잭 한나한(34)의 100만달러다.
하지만 높은 몸값이 성공 보증 수표는 아니다. 적은 금액으로 높은 효율을 뽑아내면 금상첨화가 될 수 있다. 넥센 투수 라이어 피어밴드(30)와 SK 투수 메릴 켈리(27)는 외국인 최저 연봉에 해당하는 30만달러대의 몸값임에도 시범경기에서 나란히 2승씩을 올리며 두각을 나타냈다. 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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