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79로 모비스 따돌려 4강 PO 승부 최종전으로
홈 팬들 앞에서 패배의 아쉬운 뒷모습을 보여줄 수 없다는 선수들의 의지는 바닥난 체력도, 전력 열세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LG가 24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울산 모비스와의 홈 4차전에서 84-79로 승리했다. 시리즈 전적을 2승2패로 되돌린 LG는 하루 쉰 뒤 26일 장소를 다시 모비스의 홈인 울산으로 옮겨 최종 5차전을 치른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도 정규리그 우승 팀인 모비스에 뒤지는 LG는 고양 오리온스와 6강 플레이오프를 5차전까지 치른 데다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주포 데이본 제퍼슨이 퇴출당하는 악재까지 겹쳤지만 강한 정신력을 앞세워 승부를 최종전으로 몰고 가는 저력을 발휘했다. 반면 모비스는 3년 연속 챔피언 결정전 진출의 축배를 미뤄야 했다.
LG는 1쿼터부터 적극적인 공격을 앞세워 시종일관 4, 5점 차 리드를 지켰지만 모비스의 화력을 감안하면 언제든지 뒤집어질 수 있는 살얼음판이었다. 이때 해결사로 나선 건 김영환이었다. 이날 18점을 쏟아 부은 김영환은 4쿼터에만 결정적인 3점슛 2방을 포함해 11점을 집중시켜 팀을 벼랑 끝에서 구해냈다. LG는 4쿼터 62-55에서 김영환이 3점 플레이를 만들어낸 뒤 김시래, 김영환이 잇따라 2점슛을 성공시켰고, 종료 1분55초 전에는 다시 김영환이 3점포를 터뜨려 79-71로 달아나며 승리를 예감했다.
그러나 모비스도 문태영과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2점씩 보태며 종료 47.9초 전 75-79로 추격해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기를 이어갔다. 김진 감독이 마지막 작전타임을 불러 선수들을 진정시켰고, 전열을 재정비한 LG는 김시래가 공격 제한 시간 24초를 거의 소진한 뒤 넘어지면서 그림 같은 골밑슛을 성공해 사실상 승부를 끝냈다. 모비스는 송창용이 재빨리 3점포를 넣고서 반칙 작전에 들어갔지만 8.6초를 남기고 김시래가 자유투 2개를 모두 넣으며 기나긴 접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시래는 21점과 7어시스트로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김진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이 생각한 대로 플레이를 잘 해줬다.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최종 5차전에 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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