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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잔치'의 결과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농구공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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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잔치'의 결과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농구공 같아

입력
2015.03.24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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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전자랜드·여자 KB스타즈

정규시즌과 다른 모습으로 파란

‘봄 잔치’가 한창인 남녀 프로농구의 화두는 ‘언더독의 반란’이다. 언더독(Underdog)은 ‘싸움에서 진 개’에서 유래한 말로 스포츠에서 우승이나 이길 확률이 적은 팀이나 선수를 일컫는 말이다.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인 6위로 턱걸이한 남자부 인천 전자랜드와 3위로 막차 티켓을 얻은 여자부 청주 KB스타즈가 확률 제로의 기적에 도전하는 팀들이다. 전자랜드는 정규리그에서 25승29패로 승률이 채 5할도 되지 않는 성적을 내고도 플레이오프에 쑥스러운 얼굴을 내밀었다. 5위 고양 오리온스(31승23패)와도 6경기 차이가 났고 6강 플레이오프 상대였던 3위 서울 SK(37승17패)에는 무려 12경기나 뒤졌다. 승률 5할 미만 팀이 4강에 오른 것은 1999~2000시즌 안양 SBS(현 안양 KGC인삼공사ㆍ당시 21승24패) 이후 올해 전자랜드가 두 번째다. 그러나 전자랜드는 6강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에서 3위 SK를 6위 팀 사상 첫 3연승으로 제압하며 9시즌 만에 4강 플레이오프에 오른 6위 팀이 됐다. 또 원주 동부와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3점슛 9개를 퍼부어 정규리그 2위 동부를 제압하는 파란을 이어갔다. 그러나 동부의 높이와 수비에 밀려 2, 3차전을 내주며 위기에 몰렸다. 상황은 불리해졌지만 팀 분위기는 변함없다. 농구에서 여섯 번째 선수라고 불리는 팬들의 열렬한 지지도 전자랜드 선수들에게 지칠 줄 모르는 힘을 불어 넣고 있다.

약속이나 한 듯 여자농구에서도 어느 때보다 흥미로운 포스트시즌이 치러지고 있다. 인천 신한은행과 춘천 우리은행이 양분하던 2000년대 초ㆍ중반까지 다소 김빠진 축제였다면 올 시즌엔 KB스타즈의 거침없는 행보로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다. KB스타즈는 플레이오프에서 정규리그 2위 신한은행을 2승으로 제압하더니 챔피언 결정전 1차전에서도 전매특허인 3점슛을 앞세워 우리은행을 제압했다. 2차전을 내주며 1승1패로 승부는 원점이다. 역대 여자농구에서 포스트시즌 막차 주인공이 우승한 사례는 한 번도 없다. 4위까지 진출했던 당시 3위 팀이 우승한 경우만 세 번 있었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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