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정상급 장례식 첫 조문
퍼스트레이디 시절 통역 등 인연
MB 비즈니스 프렌들리 '멘토'도
박근혜 대통령이 23일 타개한 리콴유(李光耀) 전 총리 국장(國葬)에 참석한다고 청와대가 발표했다. 박 대통령이 외국 정상급 인물의 장례식에 참석하는 것은 처음으로, 리 전 총리와의 특별한 인연을 고려한 행보로 풀이된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박 대통령이 29일 싱가포르 국립대학에서 열리는 리 전 총리의 국장에 참석하고, 리 전 총리 아들인 리셴룽 현 총리 등 유가족을 위로하기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 대변인은 “리 전 총리는 싱가포르 건국의 아버지로 세계적 지도자일 뿐아니라 한국을 6차례 방문하는 등 우리와 각별한 인연을 가진 인사였다”고 덧붙였다. 앞서 박 대통령은 이날 리 전 총리 서거에 대한 애도성명도 발표했다.
박 대통령은 리 전 총리와 개인적 인연도 고려해 국장 참석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1979년 10월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리 전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처음으로 리 전 총리를 만났다. 당시 박 대통령은 만찬장에서 통역을 담당했다. 리 전 총리는 2000년 9월 출간된 회고록 ‘일류 국가의 길’에서 “날카로운 얼굴과 좁은 콧날을 지닌 작고 강단 있게 생긴 분으로 엄격해 보였다”고 박 전 대통령을 기억하며 박 대통령에 대해서는 “영어를 할 줄 아는 그의 20대 딸 박근혜의 통역으로 대화가 진행됐다”고 소개했다.
박 대통령은 또 2006년 5월 리 전 총리의 방한 당시 한나라당 대표로서 리 전 총리를 면담했고, 2008년 7월에는 리 전 총리 초청으로 싱가포르를 방문해 고인을 만난 바 있다.
리 전 총리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도 인연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리 전총리는 81년 싱가포르 창이공항 건설 당시 현대건설 사장이던 이 전 대통령을 불러 5분짜리 비디오를 보여주며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외쳤고, 이 전 대통령은 당시 깊은 인상을 받아 그의 철학을 국정운영에 반영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리 전 총리는 회고록에서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해 “그들은 당시 통용되던 기준에 따라 행동했다”며 “그 기준에서 이들은 악당은 아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신지후기자 h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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