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노동조합이 재단법인 KBS교향악단으로 전적(轉籍·소속을 옮기는 것)을 거부한 KBS 소속 단원에 대한 사측의 직무 전환 방침에 대해 법적 대응하기로 했다. 2년 여간 계속된 노사 갈등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KBS노조는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음악을 하기 위해 KBS에 입사한 교향악단 단원들을 일방적으로 다른 업무로 전환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이날 서울남부지법에 사측을 상대로 직무전환교육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재단법인을 상대로 신규단원 채용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접수했다.
이에 대해 재단법인 KBS교향악단은 노조에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채용 업무에 지장이 발생할 경우 법적 대응을 검토하기로 했다. KBS교향악단은 오후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26~27일 예정된 KBS교향악단 제692회 정기연주회는 연주회 연습 첫 날인 23일까지도 단원 전적이 이루어지지 않음에 따라 음악감독 요엘 레비와 상의해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영웅의 생애’를 베토벤 ‘교향곡 제1번’으로 변경하는 등 일부 프로그램을 변경해 공연을 진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KBS교향악단은 26일 경기도 군포문화예술회관과 27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정기연주회를 위해 최근 객원 연주자 25명을 섭외, 재단법인 소속 단원 32명 중 30명과 함께 무대에 설 예정이다.
이 같은 상황은 2012년 9월 KBS교향악단 재단법인화 때 풀지 못한 문제에서 비롯됐다. 당시 KBS 소속이던 단원 67명은 법인화에 반대하며 KBS를 퇴사하고 재단법인으로 재입사하는 전적을 거부했고, 지난 2년6개월간 파견 형식으로 재단법인에서 연주활동을 해왔다.
KBS는 지난 12일부터 KBS 소속 단원 전원이 연수원에 입소해 직무재배치 교육을 받도록 하고, 16일 파견 기간이 종료된 KBS 소속 단원들을 대신할 신규 단원 채용 절차에 들어갔다. 최종 전적 동의 시한은 직무 재배치 발령 예정일인 내달 8일이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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