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40조↑ … 유보율 1327%
삼성전자 138조8700억원 최다
10대 그룹이 쌓아 놓은 사내 유보금이 500조원을 넘어섰다. 정부의 사내 유보금 과세 방침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요지부동이어서, 1년새 40조원 가까이 불어 났다. 사내유보금은 기업이 자본잉여금과 영업이익 가운데 배당이나 상여금 등을 제외하고 사내에 쌓아 놓은 자산으로 기계설비 등 재투자자산도 포함된다.
재벌닷컴이 23일 국내 10대 그룹 96개 상장사의 지난해 회계연도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사내유보금은 전년보다 8.1%(37조6,300억원) 증가한 503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경기불황으로 당기 순이익이 전년보다 줄어든 기업이 많지만, 적자는 아니었기 때문에 유보금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10대 그룹의 이익 증가 폭이 둔화됐지만 배당과 임금, 투자로 지출된 금액도 크게 늘지 않아 유보금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기업별로 10대 그룹 중 9곳의 사내유보금이 증가했다. 삼성그룹 18개 계열사의 유보금은 전년보다 11.7%(20조6,500억원) 증가한 196조7,100억원으로 집계돼 10대 그룹 중 증가액이 가장 많았다. 특히 삼성전자는 유보금이 138조8,700억원으로 개별 기업 중에 가장 많았다.
현대자동차그룹 11개 계열사의 사내유보금도 10.9%(10조700억원) 늘어난 102조1,500억원으로 100조원을 돌파했다. SK와 LG, 포스코, 롯데, GS, 한진, 한화그룹 등 7개 대기업도 1,900억~5조4,300억원 가량 유보금이 늘어났다. 다만 지난해 3조원 이상 적자를 낸 현대중공업은 전년보다 14.6% 감소한 15조6,200억원을 기록했다.
자본금 대비 유보금의 비율인 사내유보율은 10대 그룹 평균이 1,327%였다. 롯데그룹이 1년 전보다 145%포인트 높아진 4,774%로 가장 높았고, 삼성그룹은 301%포인트 높아진 3,495%로 증가 폭이 가장 컸다. 개별기업 사내유보율은 SK텔레콤이 3만87%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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