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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 회장에 김용환 전 수출입은행장 추천

입력
2015.03.23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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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관 거치며 정책·실무 겸비

"수익성 강화가 중요한 과제, 임 전 회장 기조 잇겠다" 포부

“농협금융지주를 한국판 크레디아그리콜(협동조합을 모태로 성장한 프랑스의 글로벌 금융사)로 키우겠습니다.”

임종룡 전 회장의 금융위원장 취임으로 공석이 된 농협금융 차기 회장에 23일 김용환(사

진) 전 수출입은행장이 추천됐다. 농협으로선 임 전 회장의 성과를 이을 최대한 비슷한 조건의 인물을 선택한 셈. 김 후보자의 첫 포부도 “임 전 회장의 기조를 잘 유지ㆍ발전시키겠다”는 것이었다.

농협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이날 회의를 열고 김 전 행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다음달 24일 공직자윤리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면 이사회, 주주총회를 거쳐 정식 취임하게 된다.

김 후보의 발탁 배경으론 무엇보다 민과 관을 아우른 경험이 꼽힌다. 행정고시 23회 출신으로 옛 재무부, 금융감독위원회에서 주로 증권 업무를 맡았고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을 거쳐 수출입은행장까지 역임하며 금융 전 분야의 정책과 실무를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 회추위원은 “전임 임종룡 회장과 성품과 경력 면에서 가장 비슷해 임 전 회장의 정책 기조를 잘 이어갈 인사로 판단했다”고 낙점 배경을 전했다. 수출입은행장 퇴임 후 2년이 지나지 않아 공직자윤리법상 취업심사를 받아야 하지만, 그간 하마평에 올랐던 ‘전관’들과 달리 이미 현장 최고경영자(CEO)로 한번 탈색을 거친 점도 비교우위로 감안된 걸로 보인다. 특히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이 내부나 민간 출신보다는 추진력을 갖춘 관 출신을 선호했다는 후문이다.

김 후보가 풀어야 할 숙제는 수익성이다. 농협금융은 임 전 회장의 재임시기 우리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 우리금융저축은행 등을 인수하며 자산규모 3위(393조원)의 거대 금융지주로 성장했지만 여전히 수익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계열사간 시너지 창출도 과제다. 그는 농협은행의 경쟁력 강화뿐 아니라 보험ㆍ증권ㆍ자산운용 등 각 계열사간 시너지를 창출하고 범농협 차원의 인프라를 활용한 해외진출에도 적극 나서겠다고도 했다.

100% 대주주(농협중앙회)와의 원만한 관계설정은 농협금융 회장만의 특수성이자 필수 과제다. 농협금융은 농협법에 따라 평소 농협중앙회의 관리ㆍ감독은 물론, 주요 경영사항마다 승인을 받아야 한다. 전임 회장(신동규, 임종룡)들의 평가를 가른 가장 큰 차이도 농협중앙회와의 갈등 여부였다는 게 지배적 분석이다.

수출입은행장 재임 시 최근 검찰의 칼끝이 향하고 있는 경남기업에 대한 대출이 급격히 늘어난 점은 적잖은 부담이다. 검찰 수사가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 압수수색 등 채권단으로 번지는 형국이어서 수사 상황에 따라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한편 김 후보가 회장에 취임하면 자산기준 국내 4대 금융그룹 회장 가운데 3명(KB금융 윤종규, 하나금융 김정태, 농협금융 김용환)이 성균관대 출신으로 채워지게 된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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