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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잡자! 감독들 밥 먹다가 '담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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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잡자! 감독들 밥 먹다가 '담합'

입력
2015.03.23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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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삼성 "만만한 팀 없더라"

김성근 한화 "우리도 우승 가능"

김기태 KIA "작년 반만 질 것"

프로야구 10개 구단 감독과 선수들이 23일 서울 이화여대에서 열린‘2015 타이어뱅크 KBO 미디어데이&팬페스트’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10개 구단 감독과 선수들이 23일 서울 이화여대에서 열린‘2015 타이어뱅크 KBO 미디어데이&팬페스트’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의 통합 5연패만은 안 된다.’

프로야구 9개 팀 감독들의 이구동성이다. 각 팀 사령탑들은 23일 오후 이화여대 ECC 삼성홀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팬페스트 행사에서 삼성을 ‘공공의 적’으로 지목했다. 양상문 LG 감독은 “애리조나 캠프에서 김태형 두산, 염경엽 넥센, 이종운 롯데 감독과 저녁 식사를 한 적이 있는데 그 때 ‘삼성은 잡아야 되지 않겠나’라는 얘기를 했다”면서 “류중일 삼성 감독이 2,000승을 하기 전에 한번의 시련은 겪어야 한다”라고 감독들이 뭉친 사연을 소개했다.

지난 시즌 삼성에 밀려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그친 염경엽 넥센 감독은 “한번 (아픈) 경험을 했기 때문에 올해 다시 한번 도전하는 기회를 만들겠다. 삼성의 5연패를 견제할 수 있는 시즌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강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되는 SK 역시 삼성을 정조준 했다. 김용희 SK 감독은 “삼성은 조화가 잘 이뤄진 팀이다. 쉽게 넘을 수 있는 산은 아니지만 큰 산을 넘으면 그만큼 성취감도 크다. 열심히 싸워 올라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다른 팀들이 삼성을 견제해 힘이 빠질 때 우리가 치고 올라가겠다”고 재치 있게 말했다.

약체로 평가 받는 팀들의 사령탑 또한 당찬 포부를 밝혔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시즌 초반을 잘 버티면 어느 팀이든지 우승할 수 있다. 한화도 가능성이 있지 않나 싶다”고 밝혔고, 이종운 롯데 감독은 “모든 팀들의 목표는 우승이다. 우리가 삼성의 대항마였으면 좋겠다”고 했다.

반면 김기태 KIA 감독과 조범현 kt 감독은 현실적인 답변을 했다. 김 감독은 “우리 팀은 솔직하게 부담스럽다”며 “지난해 KIA 성적을 보니 삼성에 많이 졌다. 올해는 지난 시즌의 반만 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답했다. 올해 1군에 뛰어드는 조 감독은 “참 말씀 드리기 어렵다”면서 “객관적으로 봤을 때 넥센과 SK가 강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했다.

9개 팀들의 표적이 된 류중일 감독은 “왜 우리를 우승 후보라고 꼽는지 모르겠다. 시범경기를 통해 보니까 만만한 팀이 없다. kt는 외국인 선수와 새로 온 선수들을 못 봐 평가하기 어렵지만 다들 전력이 괜찮은 것 같다. 굳이 강 팀을 꼽자면 SK와 넥센”이라고 경계했다.

한편 28일 개막전에서는 양현종(KIA)이 토종 에이스 가운데 유일하게 선발로 낙점됐다. 김기태 감독은 광주구장에서 열리는 LG와의 개막전 선발로 양현종을 발표했다. 지난 시즌 16승을 올린 양현종은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다가 잔류, 약체로 분류된 KIA의 든든한 희망이다. 양현종은 이날 미디어데이 행사에서도 가장 많은 감독이 ‘데려오고 싶은 선수’로 꼽을 정도였다. 이에 맞서는 LG는 지난해까지 넥센에서 뛰다 옮겨 온 강속구 투수 헨리 소사를 개막전에 내세운다. 시범경기에서 양현종은 1승1패 평균자책점 4.50, 소사는 1승1패 평균자책점 5.63을 각각 기록했다.

프로야구 미디어데이는 2005년 개막을 앞두고 홍보 차원에서 처음 개최된 이후 2012년부터 대학교 캠퍼스를 찾고 있다. 성균관대와 건국대를 거쳐 지난해 이 곳에서 처음으로 ‘여대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올해에도 이화여대측의 적극적인 요청으로 재성사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학교 측은 홍보 효과로, 우리는 여성 팬 확보 차원으로 윈윈”이라고 설명했다.

두산 투수 유희관이 이날 행사 도중 서건창(넥센)의 ‘피노키오 타법’을 흉내 내는 자세를 취해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연합뉴스
두산 투수 유희관이 이날 행사 도중 서건창(넥센)의 ‘피노키오 타법’을 흉내 내는 자세를 취해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연합뉴스

여대생들의 관심도 높았다. 사인회에서는 길게 줄 지어 선 여대생들의 행렬로 발 디딜 틈이 없었고, 좋아하는 선수와 대면한 여대생들은 수줍게 선물을 전하기도 했다. 미디어데이 행사에서는 선수들이 호명될 때마다 아이돌의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는 여대생들의 함성이 쏟아졌다. 또 ‘썸’타고(관심 가는 이성과 교제하기 전에 순조롭게 진행돼 가는 단계를 뜻하는 신조어) 싶은 선수를 뽑는 인기투표가 진행됐는데 한화 이태양이 1위를 차지했다. 이태양은 넥센 서건창, 두산 김현수와 경합 끝에 여심을 사로잡고 꽃다발을 받았다. 이날 행사는 이대 야구 동아리인 ‘플레이걸스’가 진행을 도왔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ㆍ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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