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 중 72만원만 써
지난해 가계 여유자금이 90조원을 넘어섰다. 경기가 풀리지 않는 가운데 대출상환 부담 등이 늘면서 가계가 소비를 줄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14년 중 자금순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잉여자금 규모는 전년보다 4조3,000억원 늘어난 91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잉여자금은 예금, 보험, 주식 등으로 굴린 돈(운용자금)에서 빌린 돈(조달자금)을 뺀 것으로, 이 자금이 늘었다는 것은 가계가 쓰지 않고 쌓아둔 돈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가계 잉여자금은 2012년 77조6,000억원, 2013년 87조4,000억원 등으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가계가 잉여자금을 늘린 것은 경기상황이 불확실해 소비나 투자를 줄이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가계 평균 소비성향은 지난해 72.9%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쓸 수 있는 돈 100만원 중 정작 72만9,000만원만 소비했다는 뜻이다.
주택담보대출이나 전세대출로 가계빚이 늘면서 상환부담이 커진 것도 소비 위축의 요인으로 꼽힌다. 가계가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은 지난해 75조3,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0조3,000억원 늘었다. 다만 예금, 보험, 연금 등 금융자산 증가폭이 금융부채 폭보다 커서 금융자산 대비 부채 비중은 전년(2.19배)보다 소폭 개선된 2.23배를 기록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댓글0